NICK [276215] · MS 2009 · 쪽지

2011-06-07 09: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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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원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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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수능 현역 원점수 90/88/100/48/47 (언/수(나)/외/근사/사문)
 기적의 원서질로 가나군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 현재 충남에서 속칭 지잡대다니고 있습니다.


다군에 여기쓴 이유는 교직원장학금 받을 수 있고 '설마 여기까지?' 하는 마음에 그냥 썼습니다. 재수는 안된다고 했으니 하나는 붙어놔야죠.


여러분들중 저같은 사람 별로 없으리라 믿습니다. (없어야 합니다;;)
제가 고3때 오르비만 알았어도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현역때 정보를 너무 몰랐던 것이 한이 맺혀 지금은 오르비에서 입결 컷트와 대학 정보 필사적으로 외우다시피 하네요.
 
첨엔 지방대에서도 노력하면 될거라고.. 아무리 그래도 정말 현실과 괴리가 큽디다... 지방대도 지방대 나름이지만 일단 원서내면 거의 받아주시피한 대학이니까요.

맘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더라구요... 고등학생땐 대학이라는 하나의 간판, 그 까짓꺼 하며 살았던 제가
이 사회에서 학벌이 얼마나 중요한지 눈물나도록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학벌보다도 문과에서 교차지원한 탓에 이공계와 적성이 너무 맞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가정형편때문에 재수는 없다고 애초에 말했지만, 저는 정말 몇날 몇칠을 미칠듯한 괴로움속에서 아버지를 설득한 끝에 겨우 반수를 허락받았습니다. 그렇게 힘들면 몰래라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을 것같은데, 아버지랑 저는 같은 학교기 때문에 그런게 전혀 되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학원은 제게 단지 꿈입니다. 가나군을 떨어지고 2월달에 재수한다고 학원에 들어간 아이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재수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학원생활이 얼마나 답답한지 하소연하는 소리가 제겐 배부른 소리로 들리더군요..
 
  xx대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명문대 학생과 똑같은 말,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차별받는 그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고등학교때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한 장면들이 떠올라 가슴을 정말로 죄여올 정도로 아프게했습니다. 그리고 이런것들이 사회의 '룰'이라는 것을 알고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공부할 수 있기에 너무나 행복합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에는 공감할 순 없지만 이곳에서는 공부가 제일 행복한 그 무엇이 되었습니다.

  대학교는 행복과 전혀 상관 없습니다. 
  제가 이토록 괴로움 속에서 사는 반면에 이곳에서 얼마든지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대학교를 떠나 무엇을 되던 무엇을 하던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그 사실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는 것, 그래서 마지막 행복이 들어가지 못함을 느낄 때 사람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엔 돌아봤을 때 절대 미련없도록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12수능에서는 원서질 하지 않고 서울대 인문2 당당히 합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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