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의 수기..라기보단 체험기에 가까운 글
수기라기 말하기 뭐하네요 ㅠ공부법 이런거는 쓰지 않았고 그냥 제가 1년동안 겪으면서 느꼈던거랑 1년동안 재수생활 한걸 생각 나는데로 적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준비하는 입시생에게 도움이 됬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쪽지 주세요 ㅠ
글재주가 없어서 두서없는 글을 썼지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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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수기
2010 수능 원서는
가군 충북대의대 나군 서울대 식산 다군 순천향의대
였다.
1월 21일 충북대 의대 발표일 그냥 떨어질 각오로 낸 원서가 대기8번을 받자 재수를 각오했던 마음에 동요가 일었다. 이미 서울대 논술시험보러가는날, 강남대성 재수반에 등록을 한 상태고, 마음도 거의 안정되어 이제 재수공부 시작하려고 하는데, 대기8번.. 게다가 2009년 입시때 가군 충북대 의대가 대기 12번까지 돌았다는 플레밍님 자료를 보고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아 나도 합격증이란걸 받아보는구나..
이때부터 공부가 집중이 하나도 안되서.. 결국 그냥 합격하면 가기로 마음먹고 공부를 거의 안했다. 의예과 포탈에 들어가서 막 사람들에게 쪽지보내보면서 내 앞 대기번호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따져보니 8번은 되는게 확실시 되었다. 어머니랑 아버지는 재수를 지지해주시는 입장이시라,, 되더라도 1년더 공부해서 더 좋은데 가라고 암시를 주셨지만, 기왕된거 나는 합격만 하면 그냥 다닐 생각이었다.
1월 말쯤 서울대학교 발표가 났다. 식산과에 전장은 아니지만, 30%장학금인가; 합격을 하였다. 합격한 사실에 막연히 기쁘기도했고, 등록포기 전날 서울대에서 소포가 왔을 때 그걸뜯어보면서 서류들을 보니 그냥 등록해서 다니고도 싶었지만.. 그날 3시쯤 온 전화로 등록포기의사를 밝혔다.
아마 2월 18일이 강남대성 개강일이었을 것이다.
충북대 4차 추합은 2월 17일이었고, 나는 어쩔수없이 2월 17일날 서울로 올라가서 학사방에 짐을 풀었다. 가서 담임샘이랑 이야기도 하고, 반도 배정받고 책도 받고 했다. 그날밤.. 저녁을 먹고 피엠피로 드라마를 보면서 느긋하게 4차 추합을 기다렸고;;
11시에 발표가 났다. 대기 8번 불합격입니다. 끝이었다. 더 이상 빠질사람이 없었다.. 내가 알아봤던 사람들중 한명이 도중에 그냥 포기를 안한것이었던가, 아니면 내가 뭔가 착오가 잇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재수생활은 시작됬다. 처음엔 재수반 분위기가 되게 살벌하다고 해야할정도로 무거웠다. 일어나서 화장실 가려고 내는 소리까지 왠지 미안해서 조심조심 다녔을정도로;;
서울애들끼리는 하루하루 지나면서 서로 같은 학원에서 봤던 애들끼린 인사도 하고 점점 친해졌고 난 지방에서 올라와서, 안면있는 애들도없고.. 이렇게 그냥 아싸로 공부하게되나 생각했다.
담임샘께서 처음으로 제비뽑기로 자리배정을 하고나서 난 내 첫짝궁과 드디어 재수학원 들어온후 첫이야길 나눠봤다. 상산고 출신 서울아이였는데 되게 착했다. 짝이랑 친해지니까 자연스레 주변 애들과도 점점 이야기도 나누고.. 재수학원내 그 동질감.. 실패를 한번 겪었던 애들이라는 동질감 때문에 더 쉽게 친해질수 있었던거 같다. 특히 좀 친해진 후 토요일 저녁때 같이 외출해서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면서 더 친해진거 같다.
이걸 토자[토요일 자습]이라고 불렀는데.. 막 자습시간에 공부 안하고 ㅋ 이야기만 나눴던 날도 있고.. 지방애들끼리 학사생활하면서 불편한점 같은거로 막 욕도하고 ㅋ 작년 입시결과 이야기도 하면서 점점 학원생활에 익숙해졌다.
딱히 쓸려고하니까 쓸게 없다.. 공부했던 걸 다쓰자고 하니 너무 방대하고..
우선 재수학원 분위기먼저 써보자면
1.매우 살벌!?하고 조용하고 누가 뭐라 안해도 그냥 쉬는시간에도 앉아서 공부만한다.
2.점차 애들과 친해지고, 같이 나가서 밥도 먹으면서 친목이 시작된다. 이때가 한 3월 4월쯤
3.이제 날도 풀리고 애들의 긴장도 풀리고, 수능까진 아직 많이남았고.. 5월달쯤해서 거의 친해질 애들은 다 친해진다. 몇몇 학생들은 애들과 별로 말 안하면서 흔히 말하는 아싸.. 그니까 애들이 따돌리는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기위해 그렇게 되는 애들이 몇 있다.
4.이제 6월 평가원 전으로 한 일주일정도 긴장감이 좀 생긴다. 이때쯤엔 자습 안하던 애들도 주말에 나와서 벼락치기라고 하긴뭐하지만.. 공부를 한다. 워낙 잘하던 애들이니 이렇게 해도 6월평가원에서 시험점수가 잘나온다.
5. 6월 평가원 이후. 이제 진짜 풀린다. 아마 6,7월달에 담임샘이 가장 잔소리를 많이하고, 호통도 치고.. 평소엔 진짜 착하신 분인데 쉬는시간에 진짜 장난아니게 시끄럽게 떠드니까, 많이 화가 나셔서 호통을 치셨다. 하지만 그것도잠시.. 하루이틀 지나면 다시 원상복구되니.. 담임샘도 별말 안하셨다.
6. 이제 7월. 날도 덥고.. 땀나고[에어컨틀어서 교실은 매우춥다.. 담요는 필수..] 습차고 진짜 공부하기 딱 안좋은 환경이다. 7월 20일쯤 방학기간이 있다. 2주정도 학원을 쉬는데;; 이때가 진짜 고비다. 이때 계속 꾸준히 공부를 하는가, 아니면 편하게 쉬는가.. 이 차이가 진짜 중요한거같다. 9월평가원은 진짜 그 차이를 보여준다. 나는 지방학생이라.. 2주동안 거의 집에 내려가있었다. 한 3일정도 서울에 잇을 때만 공부했고.. 원래 2주동안 인강들으면서 공부하려고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집은 학사생활을 하던 나에겐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집밥은 학사밥과 비교도 안될정도로 맛있었고.. 공부는 뒷전으로 그냥 놀기만했었다.
7.이제 8월 개강을 하면서 공부리듬을 찾게되는데. 이게 쉽지않다.. 2주동안 놀다보니까 그동안 쌓아놨던 공부리듬이 다깨져서 다시 복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9평 가까이 돼서야 그나마 좀 복구됬던거 같다. 덕분에 공부시간은 줄었고.. 9평에서 고배를 마시게 된다.
언어 2등급에 수리 턱걸이 1등급.. 외국어.. 그 자신있던.. 항상 100점맞던 외국어에서 91점을 맞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과탐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다. 이대로가면 재수 실패가 거의 확실시되는 거라.. 1년 버리게 된다는 생각이 들자 조바심이 들었다.
8. 9,10,11은 진짜 생각이 안날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냥 공부 공부 공부.. 공부만 하기에도 바쁜시기였다. 집에도 추석 빼고 내려가지 않았다. 10월 중순 넘어가니 이제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느낌이었고.. 수리는 아직도 불안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가장 취약한 과목이었기 때문에 더 부담감이 심했고.. 인강의존도도 그만큼 높아진만큼, 순수 공부시간도 줄어들었다.
9. 종강 하루전. 자습이 끝나자 학사에 사는 애들과 근처 가까운곳에 사는 애들끼리 모였다. 10시에 끝나고, 호프집에 모여서 종강을 앞둔 재수생끼리 치맥을 먹었다. 되게 기분이 묘했다... 아쉽기도하고 이렇게 친했던 애들인데 수능끝나면 결과에따라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이젠 헤어질거라 생각아니 아쉬웠다. 학사생들끼리의 뭔가 그런 통하는 그런게 있어서인지 몰라도.. 되게 서로 아쉬워하고 그랬던거같다. 노래방까지 가고나니 3시.. 새벽! 종강날 결국 4시간도 못자고 ㅋ 일어나서 학원에 등원했다. 가니까 한 2교시만 수업하고 3교시부터 막 애들끼리 사진찍고 놀고 수다도떨고 번호도 교환하고.. 학원에서준 맛없는떡을 먹고..
10 종강날 점심 애들끼리 아웃백으로 외식을 갔다. 가서 이야기도하면서 아쉬움을 나눴다.
끝나고 자습실로 돌아와보니 먼저 다 먹고 나온 애들이 이야기를 하고있었는데 어떤 여자애가 ‘눈물날꺼같다고’하면서 글썽거렸다. 나도 뭔가 아쉬웠고... 공부는 손에 안잡혔다.
11. 종강하고도 자습실을 개방했다. 그래서 매일 나가서공부했다. 수능이 목요일이니 월요일날 내려가야지 햇는데.. 공부도 안되고.. 그냥 토요일에 내려가게됬다. 내려갈려고 학원에서 아침부터 짐을싸고 난리부르스를 떨었더니 ㅋ 애들도 같이 도와줬다. 학사짐도 다 빼내고 이제 필요한 책 몇권이랑 옷가지 챙겨서 캐리어랑 가방 2개정도- 들고 지하철 역으로 갈려는데 애들이 자습시간인데도 나와서 반겨줬다. 진짜 눈물날뻔했다. 되게 고마웠다. 애들이 짐을 들어줘서 버스터미널까지 쉽게 갈수있었다.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진짜 1년이란 시간이 빨리도 흘렀고,, 같이 고생하면서 공부했던 친구들이라 더욱 헤어짐이 아쉬웠다.
12. 수능날.. 되게 긴장되었다. 들어가보니 아는얼굴 하나없고.. 현역땐 그나마 같은반 애들이 좀 있어서 긴장이덜됬는데... 아 학교입구에서 여자후배들이 응원하는걸보니까 좀 감회가 새로웠다..내가 재수를 했구나.
13. 결과가 나왔다. 언어는 가채점할 때 89점이었는데.. 무려 97점이었다.. 가채점을 잘못한것이었다.. 만세..
수리는 85점 외국어 97점 물1 50 화1 50 생1 50 화2 39..
수리가 문제였다.. 수리가 98%에다가 이번에 표점차이가 되게 심해서.. 인서울 의대는 힘들어보였고.. 결국
가군 한양대 나군 충북대의대 다군 순천향의대
결과는 한양대 대기번호도 못받았고 ㅠ 충북대는 차석인거 같았다. 수석이 전액+연 300만원 지원금인가 그런데 나는 전액+연 160만원 지원금이어서.. 다군 순천향대는 최초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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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길고 재미없는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궁금하신점은 쪽지주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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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1년동안 수고하셨어요 >_<ㅋㅋㅋㅋ
상산고는 환영인가요?ㅋㅋㅋㅋ
평점 0.5 올려드리고 가욬ㅋㅋㅋㅋ 부왘!! ~_~
P.S. 나도 따라서 써볼까 ㅋㅋㅋ
ㅋㅋㅋ 이거 던킨도너츠 기프트콘 얻으려고부랴부랴 쓴거야 ㅋㅋ
환영이가 아니라 흥순이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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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수생들에게 슬럼프가 오는데 어떻게 극복 하셧나요?
2. 대성학원 선생님들 강의력이 좋으신가 .?? 특히 무슨 영역 강사분들이 좋은가도 말해주시고요...
3. 재수하실때 인강은 무엇을 들으셧는지 (구체적으로 무슨 영역 무슨선생님)
좀 답변 해주십시오.. 인생의 선배로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오르비 눈팅하면서 뵜던 분이네요.. 정말 안타까웠는데... 합격 축하드립니다. 저도 올해 재수하는데 님처럼 꼭 이렇게 합격수기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아.. 학교생활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오르비 들어와서 돌아라님 글보네요 ㅜㅜ
고2 겨울때 돌아라님 글보고 제가 안타까웠고 고3 수능끝나고 원서 쓰시는거 보고 진심으로 축하드렸는데 .. ㅋㅋ 지금 이글보니깐 찡하네요 재밌는 학교생활하세요ㅎ
지방분들 불쌍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