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써보는 이야기들
" 정도를 걸어라 "
수험생활이라는 것이 늘 회의와 회유의 연속이고 그 길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결정되고, 그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결과도 같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어떤 강사의 어떤 수업이 더 좋다 안좋다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조금은 더 효율적이고 도움이 될 것처럼 느껴지는 강의들을 찾아 헤매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실모를 풀 것인가, 어떤 강의를 들을 것인가는 분명 중요한 문제인 것은 맞지만, 그 자체가 이 수험생활에서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좀 더 우리에게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제가 아버지로부터 처음 세상을 배울 때 들었던 말은, 어떠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땐 항상 어렵고 힘든 길을 걸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시간들을 앞두고 이보다 더 귀중한 말이 또 있을까요. 솔직해야하고, 정도를 걸어야하고 빠르고 쉬운 길은 없다는 대전제가 지금 우리에겐 절실하다고 전 생각하고 또 믿고 있습니다.
강사들이 펼치는 화려한 미사여구에 속아 그대가 깨우쳐야할 본질을 놓치지 맙시다. 결국 어제와 같은 오늘에 불과함에도 100일이라는 숫자 하나에 과하게 의미부여를 해서, 수많은 강사들의 응원 영상들을 돌려보며 '위로'를 구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성적이라는 것은 강사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며 그 사람들이 뭘 하고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얼마나 돈을 버는지를 고민하고 친구들과 이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고독 속에서 그대가 지문 속에 있는 글을 '정확하게' 읽고, 글쓴이와 대화를 나누며, 출제자가 의도한 바 그대로 사고의 흐름이 이어질때야 비로소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최순실, 정유라 사태를 겪은 우리 세대가 뼈 아프게 배워야하는 것은 바로 그 '정도'라는 말이 가진 무게입니다. 누구나가 다 성공을 하고 싶고, 누구나가 다 높은 위치에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내 노력과 과정으로 정당화 되지 않는다면 요행을 바라지말고 기꺼이 그 자리를 누군가에게 양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 나보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한 애가 더 좋은 결과를 받는 것이 '정상'적이고 '옳은' 사회입니다.
좀 냉정하게 들리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도 성적 상승과 합격의 영광을 바라는 학생들에게 이 어찌 가혹한 말이더냐. 댓글과 쪽지를 통해 수많은 비난과 비판들이 따를 것을 알면서도 난 이 얘기를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얘기'해야만' 하는 것은 우리네 인생이 대학이나 성적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 시대의 수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습만보더라도 분명 좋은 학벌과 좋은 환경이라는 전제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오직 그것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아실 수 있을겁니다. 길게 보고, 정직하게 걸읍시다.
이 시기에 수험생들이 속도 많이 상하고, 답답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을까.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처럼 괜히 감성적으로 바뀌어가고, 예전에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수많은 관계들 사이에서의 시행착오들을 경험하며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괜히 알 수 없는 눈물도 많이 흘렸을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 모르는게 아니다. 그러기에 더더욱더 간절하게 바란다. 길게 보고 정도를 걸으라.
분명 올해 수능에서의 결과가 생각한 것만큼 잘 안나올 수 있습니다. 저도 얼마 살진 않았지만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뜻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고 결과는 늘 노력을 배신해왔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그럼에도 조금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과정과 노력이 분명 어느 지점에서 그 힘을 발휘할 때가 올거라는 것입니다. 즉 이것은 '타이밍'의 문제라는 것.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분명 지금의 과정과 노력이 또 하나의 인연과 기회라는 파도를 만들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기에 과정을 온전히 가져가는데 힘을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1. 실전모의고사에 목매는 아이들
학원 업계는 요즘 '패스의 시대'와 '실모의 시대'입니다. 6월 모의평가에서 드러난 자신의 약점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글읽기와 감상하기를 날카롭게 다듬기보다 실모라는 매개가 만드는 환상에 젖어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데 혈안들이 되어있는 형국이고, 그 속에서 다듬어지지 않는 내 기력을 모두 소진시키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의 수험생들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난도 속에서도 실모와 EBS 심지어 변변한 기출문제집 하나 없었음에도 잘 헤쳐왔던 시험인데, 요즘 수험생들은 과거와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내공이 없는 상태로 영혼 없이 문제를 풀거나, 작품들을 '정리'하는 공부는 '독'입니다.
> 분명 수능이라는 시험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임에도, 그 본질을 외면한 채 피상적으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전모의고사는 그 본 역할이 '실전력'을 극대화하거나 '감'을 유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수능에 근접한 형태와 퀄을 가진 실모를 푸는 것이 더 도움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 풀고 있다고 해서 그대의 '사고력'이 느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그저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영혼 없이 단과를 수강하며 받아쓰기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잘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를 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2. 인강에 중독되는 아이들
강사의 1년 커리를 모두 따라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사교육은 분명 보완재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대체재가 아님에도 강의에 대한 맹신을 넘어 강사의 사생활까지도 추종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각 사이트별 패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커뮤니티의 여론 동향에 따라 제대로 완강하지도 예,복습하지도 않으면서 강사들을 갈아타는것을 하루 일과로 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강의를 많이 듣거나, 학원을 많이 다니는 학생들은 분명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 각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이 강의, 저 강의 아이쇼핑을 하고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100% 실패합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 자신의 문제점을 분석해보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이전에 내가 들을 인강강사들의 커리부터 짜고 있는 학생들은 서둘러 그 행동을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와 작년 수능문제를 풀어보고 꼼꼼하게 분석해보면서 내가 어떤 부분이 약하고, 이걸 위해서 어떤 강의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 후 발췌 수강을 통해 약점을 채워나가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강의와 단과 수강을 최대한 줄이시고 내가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내는 힘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3. 국어는 결국 '다음 글을 읽고'에 달려있다.
평가원은 문학 문제를 출제할 때 분명 객관적인 감상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늘 수업 때 얘기하듯, 현장에서는 못할거야, 이것만 하면 될거야라는 식으로 공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간과 세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된 문학 지문이 +와 -라는 이분법적 구도 아래에서, 를 통해 정보를 파악만 하면 선택지들이 깔끔하게 풀릴 것이라는 피상적인 접근 아래에서는 절대로 제대로 된 해결을 지향할 수 없습니다.
작년부터 시작해 분명 '문학'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정답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도 있겟지만 그보다는 평가원이 수험생들로 하여금 '시간 지연'을 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짙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학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칫 수능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첨부된 영상은 작년 수능에서 출제된 「강 건너간 노래」의 선택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른 기출과 연계해서 설명한 영상입니다. 그 선지를 판단하고 문제를 푸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이 선지를 출제하기 위해 출제팀에서 어디까지 감상하고 사고했는지 가이드라인을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출제자의 의도 파악'을 중시하셨던 분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깊이의 범위를 확정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수능에 출제되는 독서는 예년의 경향에 비춰봤을 때, 3지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번 6월 모의평가를 통해 확인하셨듯, 지문간 킬러와 비킬러의 구분이 약화되고 도구만을 활용해 정보를 분류하기만 했던(서치형 독서) 수험생들은 선택지를 뚫고 나가는데 꽤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서의 핵심은 '지문'을 읽어내는 '생각의 체력'에 달려있습니다. 결코 지문의 길이나 소재의 낯섦이 실력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9월 모의평가 전까지 한 문장 한 문장 정확하게 읽고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스탑워치를 들고 실전력을 연습한다는 핑계로 시간을 재며 빨리 풀었니, 느리게 풀었니 따위를 측정하는 짓은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그대의 실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종전에 가서는 지문에서 보이는 텍스트가 사라지고 글쓴이의 생각이 쥐어질 때까지 글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좀 길게 썼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이 사실 많은데, 제가 필력이 좀 딸려서 다 쓰지를 못했네요. 수업시간에 대부분 필요한 얘기들을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한 얘기들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비난이나 비판도 따르겠지만, 그래도 꼭 쓰고 싶은 내용들이었습니다. 흘려보내지마시고 꼭 여러번 곱씹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우리가 지금 수험 생활을 하는 것이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거의 반강제와 의무가 되어버린, 그에 따라 과도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는 이 현실이 많이 답답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그대들에게 지금은 이렇게 고통 받더라도, '좋은 대학'에 진학해 훌륭한 사람이 되어 이 비루한 현실을 바꿔달라는 말을 하는 비겁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제대로 된 해결도 위안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상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결과를 보지 말고 과정을 보고 가고, 길게 보고 정도를 걸으라는 얘기를 하는겁니다. 제가 비록 사교육에 몸담고 있는 강사나부랭이지만, 강의를 듣기보다 강사들에게 열광하기보다 자신의 미래를 보고 자신의 글 읽기 능력을 키우고 항상 문제의식과 비판의식을 가지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그대가 읽는 비문학 지문이, 감상하고 있는 문학 작품이 이후에 삶에 분명 도움이 될거라 저는 확신하는 사람입니다. 글을 읽고 글쓴이와 소통하는 이 일련의 과정이 단순히 대입에서만 쓸모있을거라 생각하지 마시고 큰 시야를 가지고 멀리 보며 걸어가주세요.
저도 학원 강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강의를 듣지 말라고 호소하는게 참 쉬운게 아닙니다. 몇 번이나 욕심을 끌어내리고 말하는 것이지요. '쉬운 얘기'가 분명 아님에도 가끔 이 얘기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분명 학생이 공부를 통해 성적을 올리고 하는 이 과정은 고독한 '절차탁마'의 과정임에도
사교육이라는 시장이 어느새 마케팅으로 점철되다보니, 수강생 수를 자랑질하고 마타도어와 질시 그리고 반목이 만연한 강사들의 이속 놀음에 매몰되어 그 본질조차 호도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많습니다.
> 이 조차도 괜한 걱정일까요.
학생의 부모는 가방 하나 살 돈도 아껴가며 아이의 수강료를 벌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예민한 아들 딸 뒷바라지를 위해 하루에도 수십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냄에도, 일부 학생들을 보면 강사의 생일에 맞춰 어떤 선물을 사줄까를 고민하고, 강사는 또 그걸 자랑질하는 이 현실을 보며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강사는 수강생 수와 자신의 외제차를 자랑하며 마치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인양 자랑질을 하며 위인전을 써대는 현실을 보며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고, 학원과 학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
> 분명 강사가 나에게 마음에 들고, 존경할 정도로 좋다면 그 강사를 만나게 해준 본인의 부모님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와 함께 선물을 드려도 부족한데 말이지요.
내가 가진 부와 명예를 자랑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교육'이기에, 가르치는 직업이기에, 늘 강사 스스로가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또 고민하며 더더욱 경계하고 조심해야하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냥 뭐... 이런 저런 얘기를 해봤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결론은 이렇습니다.
처음 드렸던 그 말씀.
" 정도를 걸어라 "
정직하게, 길게 보고, 큰 시야를 가지고 멀리 봅시다.
많이 답답하고 힘든 8월의 무더위지만
독서실에서, 자습실에서 오랜 시간 버텨내는 그대들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이 힘든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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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의 생일 선물 돈 수강생 자랑, 자신이 세상의 주인인 양 써대는 위인전...몇몇 강사들이 떠오르는군요
~ 사교육이라는 시장이 어느새 마케팅으로 점철되다보니, 수강생 수를 자랑질하고 마타도어와 질시 그리고 반목이 만연한 강사들의 이속 놀음에 매몰되어 그 본질조차 호도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많습니다.
아침부터 공감하고 갑니다. 선생님도 많이 힘드신 부분이 있으시죠. 저도 정도를 걸어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선생님 뵙고싶었어요. 공부 외에 감정들로 새벽과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이에요. 100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잊으려고 노력했던 과거의 기억들이 저를 덮쳐서 이젠 새벽에 저와 대화는 커녕 지금의 저를 볼수조차 없게 돼버렸어요. 새벽만되면 과거의 제가 있더라구요. 글 하나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기분이에요. 무더운 8월 4일의 토요일, 오늘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하루가 되길 :) 감사합니다 항상.
학생의 부모는 가방 하나 살 돈도 아껴가며 아이의 수강료를 벌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예민한 아들 딸 뒷바라지를 위해 하루에도 수십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냄에도, 일부 학생들을 보면 강사의 생일에 맞춰 어떤 선물을 사줄까를 고민하고, 강사는 또 그걸 자랑질하는 이 현실을 보며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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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문장을 보고 옹졸하게 분개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읽고 있던 지문에 사뭇 눈물을 떨어뜨리는 사람도 있겠죠.
세상은 자신의 자아에따라서, 자신이 해온 행동들에 따라서 서로 다른게 인식되는 것이기에...
정말로요..
선생님 좋은글 잘 읽고 많이 느끼고 갑니다!!!ㅎ
국어선생님이셔서 그런지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 찬-추~
맞는말 백번천번공감해요
어차피 인생은혼자사는거고수험생활도 혼자하는것
걍 올바른방식으로 주변에서 뭐라하든 신경쓰지않고 제갈길가는게중요한듯요
심추
감사합니다!
맞말.. 강사들 팬질하는 것보단 근 19년 이상 동안 우리의 팬 해주신 부모님에게 더 잘 해드려야 하는데 말이죠ㅠ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감히 쓰지도 못할 양질의, 또 고찰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너무나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강사들이 SNS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수험생들이 이에 너무 관심을 갖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본질적인 실력 향상 전 문제 풀이에 집착하지 마라, 제발 강의 수 좀 줄여라 모두 저 또한 수업 시간에 역설하는 것이기 때문이죠(현강생 친구들은 알 것 같습니다.)
다만 '이조차도 괜한 걱정일까요' 앞뒤부터는 조금 수험생에게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이 심멘의 파도 속에 욕을 먹을까 두렵지만은 한마디만 남길까 합니다.
정말 부모님이 아이 학원 수강료를 위해 매일 밤 잠을 설치시고, 당신들이 사고 싶어하는 것도 못 사는 환경인데 부모에게 감사를 표현하기보다는 강사에게 살 비싼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말 집이 가난함에도 강사 비싼 생일 선물 궁리나 하는'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학생은 정말 소수가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은 그래도 본인 집안 환경에 맞추어 적절한 선물의 혹은 돈이 들지 않는 정성의 선물을 하고, 강사는 그걸 받고 또 힘을 얻고 더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만해도 학생이 여행갔다가 사왔다며 '몇천원짜리이지만' 편히 입으실 수 있을 거라고 사온 반팔 티셔츠를 내일 강의에 입을 생각에 신이 납니다. 이런 학생의 정성과 강사의 고마움의 표시를(SNS를 통한) 개탄 및 자랑'질'이라고 폄하만 하시기에는, 하나의 현상을 너무 한 쪽으로만 보고 계신 게 아닌지, 생각해봅니다(물론 이런 의도는 아니셨음을 알고 있지만, 글로만 보기엔 우리 심멘을 사랑하는 학생들은 한 쪽으로 사고가 치우치지 않을까 해서,)
'강사는 수강생 수와 자신의 외제차를 자랑하며 마치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인양 자랑질을 하며 위인전을 써대는 현실'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좋게 보자면 한없이 좋게 보이고, 아니꼽게 보자면 한없이 아니꼽게 보이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는 '교육적이지 못하다'라는 프레임으로 보고 계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세상이 많이 바뀌어 이 '교육'이라는 개념의 범위도 상당히 넓어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찬우쌤처럼 '교육계에 있는 사람이 지 잘나가는 거 자랑질이나 하고 말이야. 검소, 겸손하지 못하고'라고 할테고, 누군가는 '아 저렇게 자신의 능력을 잘 개발하여 정정당당히 노력하면 그래도 아직은, 멋지게 살 수 있는 세상이구나'하고 교육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강사는 그저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뿐인데, 누군가는 '위인전 쓰고 앉았네' 할테고, 누군가는 '삶의 멋진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제가 많은 수강생을 정상적인 수업에서(현재와 같은 무료 수업 말고,) 데리고 있고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화려하게 산다면 이런 말을 했을 때 자기 방어밖에 되지 않겠지요. 다행히 지금은 제가 선생님을 비롯한 다른 소위 '잘나가시는' 강사 중 한 명이 아니기에, 당장 내일이 100일인데 아이들 초콜릿이라도 사주려니 돈이 없네 하는 강사 중 한 명이기에, 감히 이런 얘기를 해봅니다. 선생님을 항상 대단하다고, 멋있다고, 몇 안 되는 '정도'를 걷는 강사이구나 하며 존경하기에 이런 얘기를 해봅니다. 또한 아이들이 '아 저런 강사는 잘못된 것이구나. 비교육적인 것이구나.'라는 생각만은 하지 않도록 이런 얘기를 해봅니다. 하나의 현상은 좋게 보자면 한없이 좋게 보이고, 나쁘게 보자면 한없이 나쁘게 보인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누누이 얘기하지만 댓글 알바라든가 시험지 유출 같은 비윤리,불법적 행위는 그냥 나쁜 게 맞지요).
심멘을 온,오프라인에서 보고 배우는 학생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쉴 땐 꼭 잘 쉬시면서 좋은 컨티션으로 수능까지 달려주세요!
전적으로 동의해요 션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주신 말씀을 전제로 얘기를 하긴 했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있는 것 같아요. 다음에 글을 쓸 때는 조금은 더 신중하게 쓰겠습니다.
조만간 또 봬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멘.. 곧 뵙지요!!
역시 갓서현 리스펙
멋지다
감사합니다.
불안감으로 실모를 푸는 저는 뼈를 맞고 갑니당 .. 부천 러셀 화장실에도 쌤 글이 붙어있어요 ㅋㅋㅋ 읽을 때 마다 뼈 아파 죽겠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