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의대생 [46993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12-14 00:19:33
조회수 52,044

[7개월의대생] Ep.1 문과노베 이과 전향 7개월 독재로 의대가기

게시글 주소: https://ip1ff8si.orbi.kr/00026212839

고려대 독재 수기

1탄 https://orbi.kr/00026136983/%5B7개월의대생%5D%20독학재수%20고려대%20후기

2탄 https://orbi.kr/00026171966#c_26199255


문과 노베 의대 독재 수기

2탄 https://orbi.kr/00026454017/%5B7개월의대생%5D%20Ep.2%20문과노베%207개월만에%20독재해서%20의대가기


많은 분들께서 봐주시고, 좋아해주셔서 바로 준비해왔습니다! 댓글 하나하나 답변은 못드렸지만, 진심으로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 이과 수기는 총 3편으로 계획중입니다. 자세한 계획은 하단에 써놨고, 의대 독재 수기도 많이 관심가져주세요 :)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공부법 전달에 있어서 글보다는 영상이 효과적이라 생각해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공부법이나 멘탈관리 등 꿀팁 대방출할거니까 궁금한 점은 유튜브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ㅎㅎ (아래 링크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s://youtu.be/9n5lNIt2x3I

————————————————————————————————————————


2018년 3월 말 벚꽃 흩날리던 때, 교수님 말씀은 봄바람 타고 날아갈 뿐이었다. 4년간 꾹꾹 참아왔던 욕심이 주체할 수 없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1-2주에 걸쳐 겨우 부모님을 설득하고 학과 행정실에 중도 휴학 인정서, 8월에 예정되었던 LA 교환학생 포기서를 제출했다. 


집 근처 독서실 3개월 치를 끊은 다음날 각종 인강 책들과 수능특강이 배송되었다. 내 인생 가장 무모한 도전이었다. 고등학교 때도 문과였고, 대학 입학 이후 24살까지 쭉 문과로 살다가 의사가 되고자 수능을 준비하게 된 것이다. 

 

오래 고민만 하던 것을 결심한 이 때, 귀신에 홀린 사람인 양 단호했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반 쯤 미쳤던 것 같다. 첫번째: 4년전 독재할 때 멘탈, 시간 관리를 잘  했다는 점, 두번째: 국어 영어는 (4년전에) 잘했었으니 감만 끌어올리면 되고, 수학, 탐구만 신경쓰면 되겠지하는 자신감. 이 두가지가 무모한 결정에 한 몫했다.



[공부 시작 시점인 2018년 4월 초 ~ 6월 평가원 모의고사] 겨우 개념 1회독


하지만 4년은 길고도 긴 시간이었다. 이제 수능 국어는 너무 어려워졌고, 수학이나 탐구는 기초개념 공부도 만만하지 않았다. 


공부를 시작한 시점에서 6월 모의고사는 2달 남짓 남아 있었고, 기출은 커녕 개념 1회독 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해보였다. 그래서 걸으면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양치하면서도. 종이를 들 수 없다면 그날 들은 인강을 머릿속에서 복습하며 되뇌고 중얼거렸다. 머리를 굴릴 수 없는 취침시간이나 가족이나 친구랑 전화하는 시간 이외에는 정말 공부만 했던 것 같다. 겨우 국어 평가원 기출 2개년치, 수학 전범위 개념 인강 1회독, 생명과학1, 지구과학1 개념 인강 1회독 및 암기를 마쳤다. 


자취방 근처 조그마한 독재학원에서 6평을 응시했다. 수학 4점은 손도 못 댔고, 살며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처참한 기분이었다. 걱정했던 국어 문법은 역시나 틀리고, 비문학도 문학도 어느 하나 안심할 구석이 없었다. 다행히도 영어, 한국사는 금방 감을 찾았던 것 같다. 걱정했던 수학과 생명과학은 5등급이 간당간당한 4등급이었다. 수학은 3점도 다 못 맞췄고, 생명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 개념파트에서도 많이 틀렸다. 지구 과학은 운이 좋게도 낮은 1등급이 나왔다. 이것이 나중에 발목 잡을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


어쨌든 기출은 제대로 시작 못하고 6평을 쳤으니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9월 모의고사에서는 이토록 무기력한 나를 마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피드백했다. 



[6평 이후 기출 공부를 시작하며 9평까지]


주변에서 2018년 여름이 그렇게 더웠다고들 하는데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공부할 양이 너무너무너무 많았고 매일매일 자괴감과의 싸움이었다. 대학생활하면서 사실 ‘수능이 제일 쉬운 시험이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서 나도 가벼이 생각했던 것을 처참하게 후회했다. 의대 가는 사람들은 그냥 나랑 태생이 다른거 아닐까 생각도 했다. 문제 안 풀려서 스트레스 받을 때면 눈썹을 뽑는 나쁜 습관도 생겼다. 그래서 모나리자가 돼버려서 룸메가 마음 아파하며 놀리기도(?) 했었다..ㅠ


잘한다고 생각했던 국어도 이제는 너무 어려워져서 최소 2-3시간을 투자해야했고, 이과 수학은 그냥 말도 안되게 어려웠다…. 진짜 문이과 다 해봤으니까 하는 말인데 이과 수학은 진짜 말도 안된다..진짜로ㅠㅠㅠㅠㅠㅠㅠ 과탐은 더 문제다. 생명은 여태 공부해온 과목들과 가장 달라서 스트레스를 제일 많이 받았다. 유전은 도대체가 이걸 사람이 풀 수 있을거라고 낸 문제인건가!!!!!!!!!!!!!! 화딱지가 수백번 났다. 그래서 그런가.. 공부하다가 그냥 이유 없이 울기도 했다. 또르륵 아니고 펑펑 아니 이걸 공부해서 잘 풀어내는 이과생들은…도대체…? 내가 이걸 반복 학습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 수 있을까 의문이 끊임없이 들었던 것 같다. 지구과학 천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잠시 미쳤었다며 수능 걍 때려칠까 생각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피드백하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10~13시간 정도 공부하다 보니 밤마다 탈진하기 직전이었다. 그래도 자기 전엔 복습 노트를 읽으며 지쳐 잠들어서 언제 잠들었는지 늘 모를 수준이었다. 매일 실력이 늘고 있다고 믿기 위해, 그렇게 공부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밤마다 다이어리 쓰고 종합 피드백하면서 오는 뿌듯함에 계속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달리고는, 일요일 반나절은 속 편히 놀기도 했다. 아마 이러지 않았으면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내가 깔려 숨쉴 수 없었을 것 같다. 시작은 비록 늦었지만 남들의 속도나, 커리큘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내가 기출을 처음 보고있지만, 수능 전날엔 다른 의대지망생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패기어린 다짐을 매일밤 했다. 그렇게 페이스 조절하며 8월까지 달려서, 전 과목 전 범위 기출 2회독을 해냈다.



날이 조금 선선해지고, 설렘 반 긴장 반인 나에게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다가왔다.




———————————————————————————————————————————


2편은 [9월 모의고사 ~ 수능 전날까지의 기록]을 올릴 예정이구요, 3편은 [수능 당일 및 결과 공개, 지난 해를 돌이켜보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팁들]을 드릴 예정이에요! 여러분 댓글이나 쪽지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으니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Today is the first day of my life] 늦었다고 생각한 이 순간이 가장 빠른 때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