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넥따르릉 [331409] · MS 2010 · 쪽지

2012-01-25 03: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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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하려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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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 하고 재수다짐하는 동생들이 있으면 제이야기 보고 독하게 하라는 의미에서.. 다짐이라기 보단 실패의 좋은예를 보여드리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이런글은 어디다가 써야할지 잘 몰라서 그냥 다짐란에 써봅니다. 재수하는 친구들 글이 길더라도 그냥 스토리텔링 하나 듣는답 시고 꼭 읽어주시길 바랄게요. 본격 글쓸때 부터는 여러분의 맘에 잘 와닿아라고 반말로 쓸겁니다. 그럼 제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재수 다짐하는 동생들아. 지금부터 형이야기다.
중학교때는 남들보다 뚱뚱했었기에 밖에선 조용하게 지내고 집에와선 밖에서 받앗던 스트레스 부모님께 다풀고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게임하던 찌질한 아이였지만 고등학교 진학후 모든게 달라졌다. 중학교땐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로 친한친구도 없고 말붙여주는 친구도 몇 없었는데 중3 겨울방학.. 먹은것 입속으로 손가락 넣어가며 억지로 다토하고 입에서 단내나게 뜀박질만 했더니 20kg가량 살이 빠지더라. 그 후 고등학교를 진학하니 모두다 나한테 먼저 말을걸고 평생 나에게 안좋은 일 있으면 언제라도 달려와 줄것같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생겼지. 그런 환경이 너무도 좋아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담배피고 술쳐먹고 다녔어,마치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나간다는 생각으로 당연하게 여기며 즐기기에 바빳다. 담배피고 술먹는게 그렇게 논건가? 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 하는 소린데.. 그냥 막 놀았다라고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해. 말그대로 그냥 막놀았어.. 뭐라 표현할 방법이없네..ㅋ 아무튼 그런 생활도 잠시.. 고2 10월 무렵 나의 방탕했던 나날들이 부모님 한테 여과없이 딱걸리고 말았지. 근데 참 이상하게도 내가 엄마아빠 모르게 담배 잘피고 술 잘먹고 다니고 그랬는데 그날은 어쩌다 보니 빠져나갈 구멍도 없이 그대로 걸렸거든? 나는 근데 담배피고 술먹은거 걸린게 뭐 그렇게 큰건가? 이런생각 이었다? 근데 우리 아버지는 완전 고지식하고 무뚝뚝하고 나랑 별로 친하지도 않단말이야?? 그랬던 아버지가 뭐라한지 아직도 똑똑히 기억난다. "남의집 자식들이 그딴짓거리 하고 다닐때 호x자식 들이라며 욕하고 다녔는데.. 왜그랬는지 알아? 니가 그러고 다녔을 줄은 나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거든.." 그러면서 진짜 그렇게 무섭고 차가웠던 아버지가 내앞에서 울더라. 차리리 때렸으면 맞고 말지.."아빠가 뭘 그렇게 잘못해 줬길래 밖에나가서 그런 못된짓 하고다녀.. 아빠가 너한테 못해준게 그렇게 많았어? 아빠가 미안하다 아빠가미안해" 막이러면서 진심 완전 서럽게 우는데 진짜 나도 어느새 눈물 한두방을 뚝뚝 떨어지더니 가슴에 구멍이 뻥뚤린거 같더라고. 엄마는 뭐 말할것도 없이 그냥 차타고 올때부터 계속 울어만 댔어.
아들된 입장으로 정말 정말 내가 부모님 가슴에 못 밖았구나 싶더라구.. 그래서 시작했다. 두발검사 피해 다니기 바빳던 내가 두피가 훤히 보일정도로 반삭을 하고 정말 미친듯이 자리에 앉아서 공부만 하기 시작했다. 내 형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기에 형에게 전화로 많은 상담을 하면서 묵묵히 공부만 했다. 이런내가 어색한지 친구들은 하나 둘 "왜이렇게 변했냐??ㅋㅋ 일이나하자 니가뭔 공부야 병x아" 이런말 뿐이었지만 한귀로듣고 한귀로 흘리며 수능보는 그날까지 공부만 했지. 하지만 워낙 기초자체가 없고 수능의 모든 영역에서 고등점 하기란 쉬운것은 아니기에 첫 수능 등급은 3/2/1 1/3/4로 만족해야 했다. 외람된 말이지만 외국어는 중학교때부터 꾸준히 과외해서 1나온거고 수학은 그냥 도화지에 2등급 찍은거야..언어는 그냥 원래는 모의고사 보면 잠자는 시간이었는데 1년동안 기출하고 이것저것 강의 주워 들으니 3컷 딱걸리고.
무튼 저정도 등급이 나왔으니 형도 제법 인정해주고 부모님도 성적표 나온날 활짝 웃어주시더라. 정말 우리아들이 이렇게 자랑스러운적 처음이라고. 가만생각해보면 저때가 제일 좋았어. 수능 끝나면 시간 엄청 많잖아? 나는 내신이 완전 사망이라서 수시는 그냥 포기하고 정시 노렸기 때문에 시간 엄청 남았거든..근데 친구들 만나기가 껄끄럽더라고. 그애들이 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막이런생각ㅋ 근데 지네들이 먼저 불러주더라고. 축하한다고 막 잘됬다고 하는데 진짜 고맙더라. 이야기가 새버렸네..ㅋ 미안 무튼 나는 많은 상담과 분석 끝에 과도 상향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하나 찌르고 지방국립으로 원서영역까지 마무리 지었어. 솔직히 321이거 가지고 서울서 넴벨있는 학교 가는건 도둑놈 심보잖아..? 근데 사람이란게 은근 기대하게 되고 마치 내가 그학교를 가는것처럼 생각하게 되었지. 그러다가 합격자 발표나고 결과는 역시나 광탈. 지방국립대 2개만 떡하니 붙었는데 이상하게 화가나더라. 내가 말했지? 내가 그학교를 가는것처럼 생각 하게됬다고. 그딴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지방국립대가 눈에 차지도 않더라. 그래서 재수 이야기 꺼냈더니 부모님 입장에선 바로 콜이었지. 작년 2월부터 그래서 재수 시작하게 됬다. 현역 고3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네? 
무튼 그럼 재수이야기로 넘어갈게. 남들이 재수 하려면 확실하게 하라고 해서 서울로 짐 바리바리 싸들고 상경했어. 거기서 학사는 너무 비싸길래 인근 고시원 잡고 학원생활 시작하게 됬어. 근데 이게참.. 학원 내 옆자리 앉은애가 학원 수업 짜증난다고..학교 다니는것 같다고.. 비효율적이라고 역시 공부는 독학이 의지만 있으면 최고라고 유혹하길래 넘어가 버렸다..근데 그친구 공부 개잘함ㅋ 그래서 믿고 나간거. 무튼 어떻게 학원 나갔냐면 내가 고시원에 방잡았다고 했잖아? 그래서 학원에 남들보다 훨씬 일찍와서 막 공부하고 있는 적이 많았어.ㅋ 근데 어느날 학원 원장이 일찍 학원나온적 있엇는데 그때 혼자 공부하고 있는 나보고 교실로 들어와서 막 이야기 엄청많이 했거든. 그때부터 원장이랑 친해졌었는데 내가 6월평가원 진짜 끝장 내버리고 싶다고.. 한달 반동안 독학 해보고싶다고.. 대신에 6평 끝나면 학원 들어온다고 하고 원장보고 아침에 부모님 한테 학원 출입 문자같은거 보내달라고 부탁했거든. 군소리없이 원장이 바로 콜하더라. 학원비는 집에서 내 카드로 돈 넣어 줬기 때문에 집에다가 학원 다니는 척하는건 쉬웠어. 정확히 4월 13일이었어. 학원 나갔을때가. 친구랑 같이 인근 독서실 끊고 처음 2주 정도는 정말 우와 이런게 독학이구나 하면서 공부하는 맛에 엄청 열심히했어. 그러다가 그친구랑 잠깐 쉴때 이야기같은거 하면서 점점 버리는 시간도 많아지고 어느날은 피시방 한번 다녀왔는데 여기서부터 재수 생활 본격적으로 금가더라. 6평 보기 전까지 친구랑 공부하다가 밥먹을때 되면 뭐 사먹으로 나갔다가 당구장가고 피시방가고..ㅋㅋ 이런거 처음에는 엄청 찜찜햇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 근데 저게 진짜 마약같은게 끊을수가 없어. 나랑 친구랑 둘다 지금 문제있는건 알고 서로 그것가지고 우리 자리를 따로앉자.. 독서실 다른곳 다니자 막 이런말하면서 진짜 독서실까지 따로 다녔는데도..소용 없더라고. 어떻게든 놀려고 마음먹으면 친구한테 전화해서 잠깐 얼굴이나보자 이딴말하고 그날 하루는 피시방으로 끝나는거..ㅋㅋ 재수때 놀아본 사람은 지금 내글보면 공감할껄?
무튼 그렇게 대망의 6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나랑 친구는 그때부터 막 서로 우리 이제 진짜 공부하자.. 이랬거든? 근데 너네 그런거 알려나 모르겠다. 마음속에서 막 '에이 그래도 지금까지 공부한거 있는데.. 대충보면 어느정도 성적 나오겠지.ㅋ 어짜피 마지막은 수능이야' 이런마음 든다ㅋㅋ 그렇게 6평보기 이틀 전까지 친구와 또 피시방가서 열심히 피파를 하고 6평보기 하루전날..
갑자기 진짜 망했다..아 시험보기 무섭다. 성적 완전 안나올것같아..라는 생각과 함께 친구에게 슬며시 "그냥 우리 평가원 보지말자. 어짜피 수능이 우리 목표아니냐?"이소리 한번 날렸더니 친구가 고개를 수직으로 해드뱅잉 하더라. 그리고는 "우리 이번에 후회할짓 많이 했으니까 7월 사설모의고사 박살내자" 막이러면서 진짜 폭풍 공부할것처럼 했거든. 그후에 학원에서 전화와서 학원 들어오라고 전화오는데도 그냥 부모님이랑 전화 끝냈다고 학원 안들어간다고 말하고..일 커질것 같아서 집에다가 바로 전화했어. 독학한다고. 학원 별로라고. 6평 111맞았다고 뻥치면서 지금부터는 독학해서 혼자 공부하는게 수능에 도움되겠다고 하니까 부모님은 콜하시더라.사실 우리부모님이 수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시거든.. 그냥 무작정 아들만 믿으신거지. 그런거 생각하니까 진짜 내자신이 한심하고 진지하게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니까 요즘에.. 무튼 그렇게 6평 보고 나서부터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7월까지 열심히 공부했어. 근데 계획표에 써놓은 공부 진도를 보면 진짜 지금 쯤이면 어느정도 완성된 커리큘럼인데 완전 커리가 망해버린거야. 그런거보니까 또 답답해지고 슬슬 현실 도피하면서 친구랑 피시방 다녔어. 이게 진짜 신기한게 그냥 도피하다보면 합리화가 되거든? 근데 그 최종 종착지가 피시방이된다. 답답하니까 피시방이나 가야지 막이럼.. 그러다가 툭 던지는 말로"에이 삼수하면되지" 막이러는데 처음에는 완전 그런상황이 웃프거든? 어이없기도 하고..어쩌다 이렇게됬지..싶기도 하고 근데 현실은 피시방 가는길이고. 또 피시방가면 그런거 다 잊고 게임하느라 정신없어. 고시원 방오면 씻다가 '아 이러면안되'라고 생각하는데 자고 일어나면 또 반복이야. 독서실가서 아 어제 공부했으면 이만큼 공부 했을텐데.. 라고 후회하다가 피시방가고 또 고시원와서 밤에 씻다가 '이러면안되!!'라고 생각하고 자고 일어나서 독서실가면..또 후회하고 무튼 이런생활의 반복이었어. 그러다가 어느덧 9평이 한달정도 앞으로 남고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냥 후회하는 정도를 최소한으로 줄일만큼 남들보다 몇배 집중해서 열심히하자!' 라는 마인드 먹고 2주정도 열공했는데 그뒤로 또 피시방 가게되더라. 진짜 웃긴게 내가 놀러다니는게 진짜 한심하고 웃기고 이러면 안되는거 내가 잘아는데도 끊을수가 없더라. 어떻게든 마음속으로 합리화가 진행되거든.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다. 그냥 그날그날 상황에 맞춰서 합리화가되. 예를 들자면 오늘이 일요일이면 "애들이 일요일이라서 다들 집에서 쉬면서 대충하겠지? 그럼나도 피시방이나 가야겠다" 막이런거? 무튼 어떻게 표현할순 없어. 그날그날 상황에 맞춰서 알아서 합리화 해버리는게 딱 맞는 표현일거야. 그러다가 9월 평가원까지 안봐버리고 9평 끝난후에 도저히 한심함을 견딜수가 없어서 친구랑 이제부터 무조건 공부하자 이러고 핸드폰도 정지 시켜버렸거든.그래서 9월말까지 진짜 피시방은 안갔는데 독서실가서 지금쯤이면 이책 다끝난건데..이미 엄청 늦어버렸다고 후회하면서 한숨만 쉬고 하루종일 뻘생각하고.. 뻘생각 중에 대부분이 '후회'. 이것뿐이야. 아 내가 공부만 쭉했으면 지금쯤 어떤 어떤 책을풀고 성적은 이정도 나왔을텐데..시간을 Dday 몇일로 돌리고 싶다..하는 그런 후회. 그런식으로 어영부영 10월이 오고 10월되자마자 그냥 집 내려가버렸어. 집에 내려와서도 집근처 독서실 다니면서 공부를 해도 하는것 같지가않고.. 분명 공부를 하는데 수능이 40일정도 남아있으니까 아무리해도 안오를것 같은 생각과 앞에서도 누누히 말했지만 후회에 후회만하고 Dday몇일로 돌리고 싶다.. 타임머신 사고싶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 하느라 10월 한달도 날아가 버렸지. 그리고 대망의 11월 1일부터 9일까지는 진짜 지금 생각해도 뭐했는지 생각도 안난다. 그리고 이번수능..ㅋ 그렇게 놀았으니 잘봤을리가 있나. 3/3/1 3/5 이렇게 나오더라. 작년보다 더 못봐버렷지. 수능끝나고 부모님앞에서 무릎꿇고 그동안 있었던일 사실대로 다털어놓고.. 부모님 억장은 또무너지고.. 원서는 지방국립만 썻는데.. 1개 광탈하고 1개붙엇는데 가기가싫다. 왜냐고? 작년에 붙었던 지방국립보다 더 인지도가 떨어지는 학교거든. 막상 3수 하자니 친구들은 하나둘 다 군대가는데 나만 남겨지는것 같고..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종일 하는거없이 잉여처럼 보내는 내자신이 한심하고.. 독서실가서 공부하자니 3수 시작하는 기분들어서 하기도 싫고 삶의 의지가 없다진짜. 조만간 결정해야하는데.. 3수하냐 대학가냐. 근데 대학은 좋은데 가고싶은데 현실은 비루먹은 강아지 같고 공부는 하기싫고 진짜 찌질하고 지겹고 한심하고 의미없다. 오늘은 진짜 문득 자살충동까지 들더라. 그놈의 대학이 뭐길래.. 무튼 밤이 늦었네. 아무튼 재수 결정한 동생들아. 너네들의 의지에 진짜 박수 쳐주고싶고 나처럼 망하기 싫으면 학원묵묵히 다니고 독학하려면 친구들이랑 하지말고 꼭 혼자하고.. 합리화 하지말고.. 하루하루가 힘들어도 오늘하루만 공부하자!라는 생각으로 1년 버텨내길 바래. 정말 길것같지만 시간 훅지나간다. 어느순간 6평이고 어느순간 9평이고 어느순간 수능이야. 내말 명심하고 성공하길바래. 사실 이글은 조언이라기 보단 지금 어디에다가 푸념하지 않으면 터져버릴것 같은 내가슴 때문에 시원하게 글 써본거야. 그래도 좀 글써놓고 보니 마음은 시원하네. 무튼 재수하는 동생들! 꼭 재수 성공하고 대박나길 바란다. 그럼 이만써볼게.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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