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수학 공부법(단권화 노트법)
고교 수학 공부법(단권화 노트법)
이 글은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 때 알게 되는 단권화 공부법을 어떻게 하면 고교 때부터 적용시켜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살펴 본 것입니다. 원래 수학 선생님들이 보시는 웹사이트에 올려 이 공부법에 대한 비평을 구했는데, 학부모님들의 웹사이트에도 올라가게 되면서 학부모님께서도 의견을 주셨고, 저는 다른 분들도 보기 쉽도록 내용을 정리해 올려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발췌본을 올려봅니다.
(글의 내용 중 좋다고 평해 주신 부분은 ‘답지(solution)도 책의 일부이고 답지 보는 것을 꺼려할 필요가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인식의 전환에 도움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맨 밑에 이메일 주소를 넣었으니 제가 어떤 비평이든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ㅇ 차례 1) 중학 수학 공부와 고교 수학 공부의 차이 2)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 3) 수학 교재 분석 4) 단권화 공부법 5) 단권화와 학원 공부의 조화
1) 중학 수학 공부와 고교 수학 공부의 차이
중학 수학 공부와 고교 수학 공부의 가장 큰 차이는 문제의 난이도보다는 양에 있습니다. 그러면 왜 중학교 때는 수학을 잘 하다가도 고교에서는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날까요? 문제의 난이도나 생소함보다는 양이 확 늘어나기 때문이며 이는 학습 내용 자체도 많아짐과 동시에 시험의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교 공부의 실질적 최종 목표는 대입 수능 시험인데 이것은 고교 전범위(1학년 과정도 사실상 포함됨)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량의 내용을 빠르게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망각 효과 때문에 동일한 수준의 내용이라도 시험 범위가 2배가 되면 공부 시간은 3-4배로 늘어나야 합니다. 수능같은 전 범위 시험을 대비하려면 출제 범위가 넓기 때문에 단권화를 통한 효율적 공부에 주력해야 하는데,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오면서 이런 공부법을 익히지 못 한 학생들은 예전처럼 닥치는 대로 문제를 풀면서 공부하면서 문제 풀고 까먹기를 반복하다가 어려운 단원을 만나면 포기하고, 나아가 수리 가형에서 나형으로 바꾸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실제로 고교 수학 공부량을 살펴보면,꼭 풀라고 하는 수학 책자만 해도 교과서까지 약 40권이 됩니다. 이렇게 필수로 봐야 할 교재가 많은 경우에는 그를 얼마나 압축해서 공부하도록 준비해 놓느냐가 시험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학생들은 이런 점을 거의 모르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 중에서는 '우리 때에는 이런 식이 아닌 것 같았는데...?'라고 궁금해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간단히 답해 보겠습니다.
우선 과거 교육체제에서는 중학교 3학년 때 전범위 시험이 있었고, 고교에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이 중학 공부를 정리할 기회는 물론 전범위 시험에 대한 개념을 알려주었고 고교생이 된 뒤부터는 요약 정리에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수학 교재의 변화입니다. 학력고사를 봤던 분들은 정석이나 해법 교재를 학력고사 때까지 활용했고, 종로 대성 등의 입시학원 교재를 부가적으로 이용했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지금은 정석 등은 개념서일 뿐이고 별도로 문제집(쎈 등), 수능 기출문제집(자이스토리 등), 수능 공식 교재(EBS교재)를 별도로 봐야 합니다. 3배가 더 추가된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고교에 들어와서 수학 공부에 좌절하는 이유는 공부 자체의 양이 많고, 전범위 시험에 따른 반복 학습 요구량이 급증하기 때문인데, 이를 단순히 '개념 이해가 부족해서' '기초가 부족해서'라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실패를 반복하고, 기껏해야 우연한 성공이나 바라게 되는 것입니다.
고교수학 공부에서는 시간 효율화 공부법이 핵심이며 그를 위해 단권화를 해야 합니다. 단권화는 보통 암기과목(사탐, 과탐)에나 적용한다고 생각하며 수학에서는 오답노트(좀 더 나아간 사람은 개념노트 포함)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데, 위의 공부 범위라면 반드시 수학에서도 핵심 단권화를 해야만 합니다.
단권화는 완성해 놓으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지만 거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지루함, 나만 이것을 하는 것인가 또는 나만 진도가 느린 것인가라는 불안감 등 여러 방해 요인이 있습니다. 고교 수학 공부의 시간 효율화를 위해서는 어떤 단권화를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것은 많이 고민해봐야 할 사항입니다. 또 교재의 선택과 학습 순서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글을 써 보겠습니다.
2)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
지금 초중학생들은 80-90년대보다 수학 공부량이 적습니다. 전체 공부량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다른 과목 특히 영어의 비중이 늘었고, 수학은 일부만 공부해도 대학을 갈 수 있다는 풍조가 유행했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대입 수능에서 수학은 가형, 나형으로 수준별 시험이 있는데 다른 과목은 수준별 시험 없이 수학만 수준별 시험을 도입하니 당연히 쉬운 유형으로만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자연계열 학생이 수리 나형을 택하는 엉뚱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제도적 변화가 필수 수학 공부량을 줄이는 쪽으로 가다가 지난 몇 년간 반대로 수학 공부를 늘리는 쪽으로 변하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영어 강화가 많이 주장되었지만 도리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수학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의 수학 교과는 과거 학력고사 시절의 수학 교과와 별로 차이가 없는 데(정확히는 더 줄었습니다. 복소평면이 통채로 빠졌습니다) 책은 더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수1(문과 2-3학년 수학), 수2(이과 2-3학년 수학)의 한 권으로 배우던 수학책이 이제는 수1, 수2,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의 4개 과목으로 바뀌었습니다(이과 기준) 그냥 내용을 나눠 놓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교육 공급자(교사, 학원, 문제집 출판사) 입장에서는 분철된 과목 하나도 충분한 분량을 가진 책자가 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이 늘어나는 경향이 생깁니다. 개별 교과서도 교과서에 익힘책이 추가되면서 풀어야 할 문제는 두 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풀어야 할 문제가 늘어난 것도 고민인데 추가로, 대입 시험과 내신 공부를 위한 교재가 분리되는 추세가 강화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70년대 본고사가 있던 시절은 당연히 내신 교과와 대입 시험이 분리되었지만 80년대에 그를 통합하는 것이 성공했고 그 결과 학력고사 시절에는 가난한 사람의 아들 등이 전국 1등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수능 시험(일본식 시험에서 미국식 시험으로 전환한 것)이 나오면서 다시 내신 공부와 대입 공부가 분리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학 과목은 내신과 수능에서의 문제가 비슷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교에서 어떤식으로 배워오던 대략 교과서의 공식만 이해할 줄 알면 경제수학, 공업수학, 수리물리, 금융수학 등을 배우는 데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한국 고교 수학의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공식의 이해 여부를 묻고 간단한 계산을 하는 정도의 문제만 내도 수학 시험으로는 충분한 데, 괜히 응용력 측정, 사고력 측정을 강조하면서 소위 말하는 꼬아놓은 문제가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 중에는 2000년대 초반의 수학 과목이 축소되었을 때 한정된 범위 내에서 문제를 내다보니 새로운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내용을 꼬아놓은(대표적인 것이 도형을 활용하는 것) 방식의 문제가 많이 생겼고, 이런 출제 경향이 지금도 유지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 공부량은 원래대로 복귀했는데 이런 꼬아놓은 방식으로 출제하는 것이 계속 늘어나게 되니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는 계속 분리가 되어갑니다.
나아가 수능을 위한 사실상 국가 공인 교재인 EBS교재가 교과서를 대신하게 되면서 학교시험에서는 교과서를, 대입에서는 EBS교재를 보는 것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이 또한 필수 공부량을 늘리게 되었습니다. 또 EBS교재는 매년 바뀐다는 특징이 있어 고3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는 시간적 급박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능처럼 하루 종일 보는 시험 정도가 되면 시험장에서 항상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계산 실수가 없어야 하므로 문제를 풀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1) 문제 풀기 2) 확인(대입해 답을 맞춰 보거나 2번 풀어 계산 확인)까지 해야 하므로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수능 시험에서는 처음 보는 문제가 나오면 사실상 틀리게 됩니다. 또 이미 풀었던 문제라도 너무 계산 과정이 길면 틀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어 포기하는 것이 더 낫게 됩니다(그러니 문제집을 풀 때에도 풀이가 10줄을 넘어가는 문제는 애써서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시험장에서는 맞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중고교 학교내 시험처럼 이리 저리 응용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고심해서 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풀어봤다는 느낌이 없는 문제는 틀린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수능 시험 직전에는 그동안 풀어 봤던 문제를 전부 훑어보아 시험장에서 풀어 봤던 기억이 나도록 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수능 공부는 내신 공부에 비해 많은 범위를 짧은 시간에 공부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수능 시험에 대해 중학교 시절의 공부법(대개 고등학교 내신 공부 때도 비슷하게 공부합니다)을 적용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중학교 때 수학 공부는 책의 모든 문제를 책에다 갈겨쓰며 풀고, 한 번 본 책은 다시 보지 않는 식의 방법입니다. 대신 초 중 고급 교재를 차례로 풀어 대략 3번 정도 풀고서 시험을 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점수는 나옵니다. 이 방법을 고교에서 쓰면, 특히 수능 때까지 쓰게 되면 1) 책의 문제가 매우 어려워(특히 연습문제) 혼자서는 한 권을 보기도 힘들다, 2) 봐야 할 책자가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이다, 3) 앞 부분을 공부하고 뒤 부분으로 가면 벌써 다 까먹게 된다는 등의 문제가 생깁니다.
실천 가능한 해결책으로 단권화 공부가 요구됩니다. 가능하면 단권화(한 권에 정리)하고 그를 3번 이상 반복해서 보는 것입니다. 개념서와 내신문제집, 수능 기출문제, EBS교재 등에 대해 단원별로 핵심 노트(공식 유도와 대표 유형 문제의 의의와 풀이법)와 오답 노트를 한 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문제의 해법도 여러 책에서 취합해 다양한 풀이를 적어둡니다(한 문제에 대해 여러 풀이법이 있으면 다 적어두고 그 중 시간 효율성이 가장 좋은 것을 표시해 두어야 함)
사탐, 과탐에서 보듯이 단권화는 해 두면 항상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되어 있으나 그를 실천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 원인에는 학습 범위가 넓고 필수 교재가 늘었다는 것 외에 공부법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80-9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한 두권의 정통 교재를 사서 그를 3번 이상 반복해 풀고 학원 등의 도움없이 스스로 공부하는 방식을 택했기에 고교 시작 때부터 은연 중에 단권화 공부법을 익히게 됩니다. 또 중3 때 고교 진학시험을 보면서 전 범위 시험에 대한 공부 요령도 익혔습니다. 현재의 공부 습관은 반대입니다.
현재는 초교부터 학원 교육이 성행하면서 학원식의 보여주기형 공부법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학생에게 공부를 확실히 시키는 쉬운 방법은 문제를 풀게 하는 것입니다. 또 학부모님은 많은 문제가 풀어져 있을수록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동일 과정에 대해 3권-4권(선행 / 본진도교재 / 상급교재(심화,경시 등) / 학교시험기출 등)을 공책이 아닌 책의 빈 칸에 마구 풀기만 합니다. 풀 때도 답만 구하는 방법을 추구하고, 문제 자체의 의의(문제 구분과 유형)는 생각하지 못 하여 흩어진 여러 문제를 어떻게 단일 해법으로 통일화하는지도 알지 못 하게 됩니다. 또 책에 엉망진창으로 써 놓은 풀이가 적혀있어, 진도를 되풀이해 공부할 때마다 새로운 책을 사야 하고, 자신이 풀었던 방식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매번 새로 푸는 기분으로 풀거나 책의 잘 이해 안 되는 해설을 보고 풀어야 합니다. 이 공부법이 반드시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능 공부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시간 효율상 매우 불리한 것입니다. 또 학원이 없다면 그렇게 많은 책자를 공부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학원 의존적 공부가 되고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3) 수학 교재 분석
먼저 글에 들어가기 전에 제 생각으로는 고교 수학 공부를 어렵게 만든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교재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래에 비판적인 내용이 많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현재의 수학교재보다 더 좋은 책자를 만들 능력은 없습니다. 저는 다만 각 책자의 장단점을 분석해 필요한 것만을 추려 맞춤형 단권화 책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여 글을 쓰겠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고교 수학 교재는 크게 4가지이며 추가로 학교 선택 문제집이 있습니다.
1) 개념서(이론서): 공식 유도가 나와 있고, 예제와 연습문제가 나와 있는 것(개념원리, 정석, 바이블 등),
2) 내신 문제집: 공식 요약만 쓰여 있고 유도는 없으며 문제수가 1000제를 넘는 것들 (쎈 등). 개념서를 본 뒤에 문제집을 푸는 경우가 많음.
3) 수능 기출 문제집: 수능 기출, 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기출, 교육청 모의고사 기출 문제 등을 연도별, 단원별 등으로 수록한 것. 대표적인 것이 단원별로 수록된 자이스토리임
4) EBS교재: 수능 특강(기초 수준), 수능 완성(중급 수준) 등입니다.
5) 학교 선택 문제집이란 자기 학교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의 익힘책과 내신 관련 문제집을 의미합니다. 이것도 학교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봐야 합니다.
각각이 모두 필수이기 때문에 각 부문마다 하나 이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교재 선택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남이 보는 대표적인 것은 나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평가 방식의 시험 과목에는 가장 중요하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상대평가는 등수제 평가 방식인데, 여기서는 '나는 최소한 남이 대부분 맞은 것은 나도 맞을 수 있도록 공부한다'는 공부법이 기본입니다. 따라서 남들이 대표적으로 보는 교재는 나도 봐야 합니다. 실제로 남들이 많이 보는 교재가 체계가 있고 내용도 잘 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교재에 대한 불만을 적어 보고, 교재 선택 요령과 단권화를 위한 교재 선택도 말씀드려 봅니다.
저는 고교 수학 교재에 대해 '너무 문제 풀기가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는 해설집의 두께가 두껍다 얇다 식의 해설이 자세하냐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책자 자체의 체계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를 자세히 써 보겠습니다.
한국 고교 수학 교재는 외국의 경우 대학 수준의 수학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적분 만이 아니라 정수, 수열, 삼각함수 등도 쓸데없이 어려운 연습문제가 많습니다. 이렇게 책 내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책자가 대학 교재 형식이어야 합니다. 대학 교재 형식은 한 마디로 글로 된 설명이 많은 방식입니다. 책자가 단순히 정리 증명과 문제 나열 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자세한 글로 이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이를 자세히 말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산위주 과목(수학,과학,공학, 회계 등)에서 계산 문제 내용을 기술하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는 계산을 본문 자체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주로 공식유도와 대표적인 문제를 서술할 때 쓰입니다. 줄글로 쓰이며, 수식의 각 부분이 어떤 생각 흐름(연상)에 의해 이어지는가를 글로 일일이 설명하게 됩니다. 또 답만 달랑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의 특성을 설명하며, 문제의 조건(초기 조건)이 바뀜에 따라 해가 어떻게 변할지도 설명해 줍니다. 나아가 해를 구하는 방법이 다른 문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특히 문제를 풀기 전에 '이 문제는 어떤 이유로 풀어야 하는 것인지와 관련된 유형으로는 다음의 문제들이 있다' 식의 내용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연 설명이 많기 때문에 본문에 서술된 문제를 익히고 나면, 응용력이 높아집니다.
둘째로는 예제로 풀이하는 방식입니다. 대개 예제는 본문에 삽입된 형태(주로 박스 내부)로 있거나 예제 번호를 달아 본문과 구별하게 됩니다. 주로 공식이 유도된 뒤에 그 공식을 어떤 정형화된 패턴에 따라 적용하는 문제가 예제로 나옵니다. 예제에서는 답을 구하는 과정까지는 자세히 나오지만 해의 특성을 분석하거나 문제의 의의(어떤 상황과 관련된 문제이며, 어떻게 변형가능한 것인가)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본문에 나온 문제 풀이에 비해 예제 풀이로는 응용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세째로는 연습문제 방식입니다. 이는 주로 책의 장별로 맨 뒤에 문제가 몰려 있는 형태입니다.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나오며, 여러 부문의 내용이 섞인 문제도 나옵니다. 연습문제는 책에 풀이가 실려있다고 해도 답을 구하는 과정 위주로 적혀있고, 서술된 내용도 생각 흐름이 건너뛰도록 된 것이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연습문제 방식으로 푸는 것은 예제 방식으로 푸는 것에 비해 응용력이 더 떨어지게 됩니다.
동일 내용을 본문에서 다룬 경우 관련 문제 10문제를 더 풀 수 있게 된다면, 예제로 다룬 경우에는 관련 문제를 3문제 더 풀 수 있을 정도의 응용력이 생기고, 연습문제로 다룬 경우 똑같은 문제 외에는 거의 응용해서 풀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책자가 고교 수학 책자와 다른 점은 주요 문제가 본문이나 예제로 다루어져 있고, 여기는 수식보다는 줄글로 된 설명이 많아 전후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된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대학 책자가 설명이 많도록 만들어진 이유는 문제 자체가 어려운 것이 많아 생각의 흐름을 말로 설명하면서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해법을 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배경 설명, 풀이 윤곽이나 해결 포인트를 말로 먼저 설명하고 그 후에 그림이나 표 등의 관계도를 보여주고, 마지막에 숫자로 추상화해서 풀이하는 과정을 택합니다.
중고교 수학을 살펴보면 대략 중학교까지는 해법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푸는 과정을 거치는 문제가 많습니다(도형 문제 제외) 따라서 푸는 연습만 많이 하면 별 생각없이 문제가 풀리고, 문제가 안 풀릴 때 해답지를 보면 그 해설의 이해도 쉬웠습니다. 고교부터는 달라집니다. 도대체 왜 이 문제를 낸 것인가도 궁금하고, 풀이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며, 그를 수식으로 쉽게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점은 고교 수학부터는 사실상 대학 수학처럼 공부하는 것이 맞을텐데 정작 시판되는 개념서와 문제집 등은 중학교 방식으로 된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즉 줄글로 설명된 책은 거의 없고, 문제를 가능한 한 본문(예제)에서 다루기 보다는 연습문제에서 다루는 경우가 많아 학생의 이해도를 낮추고 응용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교 수학 책자 중 정석처럼 골치아픈 것을 공부하는 데에는 아주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해설지를 보고 풀든, 안 보고 풀든 '나의 확실한 풀이법(특히 왜 이런 해법을 택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야 함)을 가진 사람'은 그 문제를 시험장에서 풀 수 있고, 혼자 풀었다하더라도 확실한 풀이법을 연습하지 못 한 사람은 결국 시험장에서 그 문제를 틀립니다. 어떤 분은 이를 강조해서 '스스로 풀든, 답지를 보고 풀든 꼭 자신의 노트에 자신의 언어와 그림으로 풀이법을 써 놓아야만 문제를 푼 것이다. 그 외에는 안 푼 것과 같다'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해설지를 보는데 주저하지 마시고(그런다고 창의성이 없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실효적인 창의성은 천재성이 아니라 숙달된 지식의 새로운 연결에서 나오게 됩니다. 이는 인적자원 개발론에서 증명된 것입니다) 대신 나의 해법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4) 단권화 공부법
이제 제가 생각하는 공부법의 가장 핵심인 단권화 공부법을 소개합니다.
단권화는 쉽게 말해 핵심노트와 오답노트를 한 권으로 만드는 것이고, 1) 개념서, 2) 표준적 문제집, 3) 학교 선택 문제집, 4) 수능 기출 문제집, 5) EBS교재를 모두 정리해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를 통합하는 것입니다. 아직 수능을 대비할 생각이 없다면 앞의 세 가지 정도만 대상으로 해도 됩니다.
대표적인 개념서로는 바이블(이투스)과 정석이 있습니다. 풍산자 등을 보는 분도 있는데 자기에게 맞는다면 그 어떤 것을 택해도 좋습니다. 개념서는 무엇보다 공식 유도와 예제 풀이가 잘 되어 있고, 연습문제도 너무 어렵지 않은 것을 택해야 합니다. 어차피 개념서 이후에 4가지의 문제집을 추가로 더 봐야 하므로 개념서는 표준적인 문제 풀이 접근법만 잘 나와 있는 책이면 됩니다. 이런 면에서 정석은 좀 안 맞는 것 같으나 워낙 대중적이고 학교 선생님이 많이 의지하는 책이라 넣게 되었습니다. 정석 한 권으로 개념 이해가 충분하다면(독학으로 이렇게 해 낼 수 있는 분은 드문 것으로 압니다) 정석만 보셔도 좋고, 일반적인 분들은 바이블을 주로 보고 정석은 참고하시는 정도로 보시면 좋습니다.
표준적 문제집은 교과서 출판사와 관계없이 남들이 다 보는 문제집을 말하는 데, 쎈이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학교 선택 문제집은 학교 교과서의 출판사가 만든 문제집이나 교과 선생님이 택하신 문제집을 말합니다. 이런 책의 문제들은 대개 정석이나 쎈의 문제와 중복되는 것이겠지만 몇 문제는 독특한 것이 있으니 그를 단권화할 때 포함시켜야 합니다.
수능 기출 문제집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단원별 기출 문제집으로는 자이스토리를 많이 보니 그를 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EBS문제집으로는 10주 완성 시리즈를 보시고, 시간이 되시면 고득점 N제를 추가로 보시면 됩니다.
5종류의 책자를 중복없이 한 권으로 단권화하는 방법을 적어보겠습니다.
개념서로는 바이블+정석을 기준으로 합니다. 먼저 바이블과 정석의 공식 유도와 예제 내용을 주욱 읽어가면서 단권화 노트에 정리합니다. 이 때 한 권을 다 읽고서 다른 책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두 권을 다 펴놓고 소챕터별로 함께 보는 것이 이해하는데 좋습니다 (이렇게 책을 펼치려면 우선 책상이 넓어야 합니다) 한 번에 세 권까지 보는 것이 가능하다면 쎈의 유형별 문제(B단계)에서 글로 설명하는 문제도 함께 정리하면 어떤 부분이 아리송한 부분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이블과 정석의 예제, 쎈의 설명형 문제까지 정리한 뒤 쎈의 유형별 문제를 읽어보면서 단권화 노트에 정리할 만한 좋은 문제를 고릅니다. 여기서는 틀릴만한 문제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대표적인 유형문제와 어려운 문제(잡다한 계산이나 우연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모르던 개념을 담고 있는 문제)를 고릅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요령이 필요한 것입니다만 몇 번 하다보면 자신만의 요령이 생깁니다. 저는 우선 답지를 보아 '별도의 풀이'를 가진 문제는 당연히 첨가시키며 비슷한 유형이 여러 개 있는 경우에는 마지막 것만 포함시킵니다. 대표 유형 문제와 난이도 상급의 문제, 신유형 문제 등을 보면서 이 세 가지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가능한 뒤쪽의 것을 택합니다. 대략 대표 유형, 상급 문제, 신유형(최고난도 등) 문제의 50%정도가 골라지게 됩니다. 그리고서 쎈의 C단계 문제도 마찬가지로 문제를 골라 봅니다. 여기서는 50-70%정도가 골라지며 B단계의 문제와 비슷한 유형이면서 더 힘든 문제가 나와 있으면, 쉬운 것은 지우고 힘든 것을 선택합니다.
다시 바이블의 연습문제, 정석의 연습문제에 대해서 문제 선택 작업을 합니다. 여기서도 대략 40%정도가 골라집니다. 정석에서 너무 어려운 문제는 단권화 노트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합니다.
노트에 정리할 때에는 문제와 풀이를 모두 적습니다. 깔끔히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핵심적인 것은 '내가 이해한 형태의 풀이'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이해 못 하는 풀이는 기록해도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풀이법이 있는 경우 그를 모두 적어 두고, 그 중 어느 것이 가장 시간 효율상 좋은 것인지도 적어 놔야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풀이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문제를 풀 때는 모두 해설지를 참조해야 합니다. 즉 자신이 풀어낸 방법의 정확성 뿐만 아니라 시간 효율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대학 공부 때는 확실히 느끼는 것인데, 해설지도 교과서의 일부입니다. 그만큼 자주 봐야 하는 것이고, 해설지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창의성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좌절감이 늘어나지요)
오답노트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단권화 노트는 핵심노트와 오답노트를 포함한 것이어서 별도로 만들필요는 없습니다. 오답노트는 단권화 노트를 만들지 않은 상황에서 틀렸던 문제만을 빠르게 보기 위해 만드는 것입니다. 원래 틀렸던 문제(어렵거나 아리송했던 문제)는 그 모두가 나의 개념 이해 부족이나 계산력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것들은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하는 것이어서 지저분한 문제만 아니라면 모두 단권화 노트에 정리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단권화 노트에는 일반적으로 중요한 사항 외에 자신만 잘 틀리는 부분까지 혼합되어 정리됩니다. 남을 가르치기 위해 정리하는 것이 아니므로 단권화 노트와 오답노트를 구분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처럼 책 3권을 한 권의 노트에 정리하면 그냥 문제집에 문제푸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단권화는 복습과 큰 시험에 대비에서 엄청난 효율을 보입니다. 한 단원에 대해 노트를 만드는 데 20시간이 걸렸다면 2회차 공부시에는 10시간이면 되고 (이 때 불필요한 문제를 일부 제거합니다) 3회차 공부시에는 5시간이면 됩니다. 수학의 경우 어떤 시험이든 문제를 3번 반복해 풀어봐야 확실히 대비된 것이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반복적 공부를 예상하여 시간 계획을 짜야 합니다. 그리고 단권화는 단순히 시간만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풀이법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념서와 표준 문제집을 단권화해서 한 권의 노트로 만들면 이후의 복습 때는 수정 보완을 하게 됩니다.
2회차 공부 때에 단권화 내용을 다 공부한 뒤에 교과서나 익힘책의 문제, 학교 선택 문제집의 연습문제를 풀어봅니다. 이 때는 실력이 올랐기 때문에 괜찮은 문제만 골라서 풀고, 몇 개 문제만 단권화 노트에 추가합니다. 그리고 단권화 노트에서 중복되거나 더 좋은 문제를 찾은 경우 기존 내용은 제거합니다 (약 10%정도의 문제는 삭제될 것입니다). 입시 준비생이라면 2회 공부시에 바로 수능 기출과 EBS 교재를 보시면 됩니다.
3회차 공부 때에는 수능 관련 문제집을 봅니다. 수능 기출 문제집과 EBS 문제집을 보는 것입니다. 자이스토리와 EBS문제집 중 어느 것을 먼저 보느냐도 문제입니다만 사실 EBS문제집은 해마다 바뀌는 것이어서 중요도가 좀 떨어집니다. 저자의 일관성, 문제의 중요성(기출 관련성)을 감안하면 자이스토리 문제를 먼저 봐야 합니다. 자이스토리에서 쉬운 문제는 걸러내고 3점, 4점 문제를 중심으로 대표적인 것과 어려운 것을 택하고서, 다시 EBS문제집의 어려운 문제 위주로 택해 봅니다. 이것을 다시 단권화 노트에 정리합니다. (그동안 바이블, 정석, 쎈을 두 번 푼 셈이므로 너무 어려운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면 풀이법을 충분히 익히지 않은 채로 단권화 했거나 공부한 지 오래되어 잊어버린 것입니다)
단권화 노트를 만드는 요령의 하나를 말씀드리면 책자를 살 때 가능한 문제지에 풀이가 나와 있는 교사용 책자(헌 책으로 많이 나와 있지요)를 사시면 문제지와 해설서를 각각 보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단권화 노트를 만들고 나면 한 단원에 약 70문제 정도가 남게 됩니다(중복된 부분의 삭제 후 기준) 대략 한 학기에 11개 단원이 있으며(쎈 기준) 수능 시험은 4개 학기(이과 기준: 수I 수II 적통 기벡)이므로 3천 문제 정도가 단권화 노트에 기록 됩니다. 이 노트를 수능 시험 1달 전에 한 번, 다시 1주 전에 한 번 공부할 수 있다면 '수학 때문에 좋은 대학 못 갔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수학까지 감안한다면 약 4000문제가 단권화 노트에 정리될 것입니다. 노트의 쪽수는 약 400-500쪽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외에도 추가될 부분은 좀 더 있습니다. 시험보는 해의 평가원 모의고사, 서울시와 부산시 교육청 모의고사, EBS 고득점 N제 정도는 추가로 단권화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이것까지 단권화하여 복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6) 단권화와 학원 공부의 조화
단권화 공부법의 중요 목적은 첫째는 시간 효율이고 둘째는 과목간 균형있는 공부 시간을 갖기 위한 것입니다. 한 과목에만 너무 시간을 많이 들이면 그 과목에서는 틀려도 될 문제를 맞으려고 노력하게 되고, 다른 과목에서는 맞아야 할 문제마저도 틀리게 됩니다. 단권화 공부법은 '내가 시험장에서 풀 수 있는 것만 골라서 잘 복습해서 준비한다'는 개념이므로 다른 과목 점수가 너무 낮아지면 입시에 실패하게 됩니다.
과목간 균형있는 공부가 안 되는 이유로는 1) 학생 자신이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만 계속 공부하는 경우(대개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식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나타납니다), 2) 학원에서 특정 과목의 공부량을 너무 많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원에서는 자기가 맡은 과목에서 내신과 입시를 책임져야 하므로 숙제를 많이 내고, 공부한 티가 많이 나도록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공부한 티가 많이 나도록 하는 방법으로 여러 문제집을 반복없이 순차적으로 풀거나(대부분 문제집에 직접 풀이를 쓰곤 합니다) 책자가 아닌 출력물로 공부를 시키게 됩니다.
이런 공부법은 중학교 때까지는 효과가 있지만, 복습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고, 문제 풀이법이 자신이 이해한 풀이인지 그냥 받아 적어 놓은 것인지가 불분명하며, 오답 노트를 만든다 하더라도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식으로 노트를 만들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학원 공부가 비효율성만 가진 것은 아닙니다. 특히 단권화 노트를 최초로 만드는 과정(바이블(정석), 쎈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개념을 익히고 대표성있는 문제와 어려우면서 중요한 문제를 골라내야 하는데 이 때 선생님이 도와주시면 매우 큰 힘이 됩니다. 또 학원 선생님이 계시면 책의 해설서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물어볼 수 있고, 학원의 진도가 적절히 계획되어 있다면 단권화 공부법의 진도를 그에 맞추기만 하면 되므로 여러 모로 유용합니다.
단권화 공부법과 학원 공부의 조화를 위해 다음이 필요합니다.
1) 단권화 대상 교재가 학원 강의 교재인 곳을 택합니다. 학원에서 바이블(정석) - 쎈 - 자이스토리 - EBS 교재를 다뤄준다면 참 좋을텐데 이런 학원은 드물 것입니다. 여기 나온 교재는 모두 대중적인 교재라서 학생들이 혼자 공부하는 것이 맞고 학원은 그와 다른(소위 말하는 좀 더 어려운) 교재를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BS교재는 어차피 EBS방송에서 강의가 나오니, 쎈과 자이스토리를 교재로 하는 곳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2) 학원 수업과 숙제가 출력물 위주로 된 곳은 피합니다. 고교생 아니 대학생들도 출력물로 된 수업 교재를 1년 이상 잘 보관하기는 힘듭니다. 출력물보다는 시중에 출판되어 있는 교재를 택하는 곳이 좋습니다. 출력물 위주로 하면 복습이 어렵고, 해설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며 (몇 쪽씩 출력해서 주는 경우는 답만 있거나 아예 해설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체적인 체계도 엉망일 수 있습니다.
3) 평소 수업내용(숙제 포함)에 시험 기출 문제가 녹아들어 있는 학원이 좋습니다. 평소에 개념 설명, 유형 문제 연습만 하고, 기출 문제는 시험 때만 다루는 방식은 안 좋습니다. 평소 강의 시간에 학교시험의 기출문제를 섞어서 설명하고 가능하면 수능 기출 문제까지도 섞어서 설명하는 곳이 좋습니다. 물론 수능 문제는 내신 시험의 문제 유형과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만 이를 자주 접하게 하고, 수능만을 위한 공부를 따로 하지 않도록 해 주는 곳이 좋습니다.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가 분리되면 공부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4) 질문을 잘 받아주는 학원이 좋습니다. 최초의 단권화 작업 중에는 어떤 문제를 골라내야 하는가를 몸에 익히기 위해, 각 문제마다 '이 문제는 왜 나온 것일까. 이것은 일회성 암기형 문제인가 개념을 확장시키는 문제인가'라는 것을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선생님께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때문에 인터넷 강의보다는 오프라인 학원을 택하게 됩니다. 또 대형학원보다는 5-7명 내외의 수업을 하는 곳이 적절할 것입니다(사실 요즘 대형학원은 드뭅니다). 가장 좋은 것은 학원 강사급이 과외를 해 주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일반 과외(대학생 과외), 마지막이 오프라인 중형 학원이라 하겠습니다.
5) 숙제 분량이 알맞은 학원이 좋습니다. 단권화 공부를 하다 보면 학교 공부, 학원 공부와는 다른 진도와 교재를 다루게 되므로 일반 학생에 비해 공부량이 두 배 이상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 학원의 숙제마저 많다면 학생은 제일 먼저 단권화 공부를 포기합니다(학교는 시험 성적 때문에 포기할 수 없고,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계속 감시하니 공부하게 됩니다) 학원 공부와 숙제, 학교 숙제, 단권화 공부를 포함해 일주일 15시간(졸거나 딴 짓한 시간 제외) 이상 수학 공부를 하게 되면 학생이 지치게 되므로 이를 잘 배분하시기 바랍니다.
학원과 단권화 공부 둘 다 포기하기 힘든 것이므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단권화 공부에는 학원보다는 진도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과외가 더 어울립니다. 그런데 문제 출제의 의의까지 아는 과외 선생님(특히 대학생 과외 선생님)은 드물기 때문에 좀 아쉽습니다
* 글을 마치며
단권화 공부는 결과물인 노트 자체는 초라해 보여도 그 만드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해 나가고, 계획(공부 시간, 장소, 진도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고, 처음 보는 것을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 자신감은 대학 공부와 성인이 되어서의 여러 시험(고시 공부, 자격증 공부 등)에 영향을 끼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권화 공부의 장점을 대학교 때 알게 되며, '이걸 고교생 시절에 알았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후회합니다. 수능의 경우에도 재수생은 거의 단권화 공부로 성적을 올리게 됩니다. 재수생의 공부 경험을 들어보면 대부분 ‘첫 번째 수능을 보고나서야, 수학 공부에서는 잡스럽게 많이 볼 것 없고 00, 00 교재만 골라 0번 이상 반복해 푸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재수 때에는 그렇게 공부해서 점수를 올렸다. 고3 때는 남들이 보는 것은 다 봐야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시간 낭비였고, 실제로 보지도 못 했다’는 말이 많습니다.
단권화 공부를 고교 시절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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