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vroche [799225]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8-17 23: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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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국어연구소] 상상 파이널 1회 후기 및 Q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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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상국어연구소 검토위원 Gavroche입니다.

이번주부터 매주 상상 파이널 모의고사에 대한 총평 및 QnA를 저를 포함한 조교분들이 돌아가면서 할 예정입니다.


총평, 영역별 특징, 킬러 지문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총평>

확실히 최근 몇 년 동안의 시험들보다는 쉽습니다. 6평과 비슷하거나 그것보다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작년부터 수능 국어가 점점 논증의 구조를 묻는 식으로 변했는데 여기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면 몇몇 문제들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풀면서 애매하다고 느낄 만한 부분도 거의 없었고, 읽어야 하는 대로 지문을 읽었다면 무난하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영역별 특징>

화법과 작문

그냥 평이했습니다. 요새 수험생들 수준이 워낙 상향평준화 돼서 이 정도 난이도로 수능이 나오면 화작이 어려웠다는 말은 안 나올 것 같습니다. 다시 볼 만한 문제는 4번, 9번입니다.

4번 같은 고쳐 쓰기 문제에서는 회의에서 반영하기로 결정한 수정 사항을 모두 잡아내는 게 중요하고, 수정 사항의 일부를 누락했거나 다른 방향으로 수정함으로써 거짓 선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9번의 정답 선지는 반론의 방법을 알고 있는지를 물은 것으로 보입니다. A를 반대하기 위해 ‘A하면 B한다’라는 주장을 상대방이 펼쳤을 때, 상대방의 주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1) A와 B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음을 보이거나 2) A를 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B의 손해보다 큼을 보이거나 3) A를 하면서 B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해결책을 제시하면 됩니다.

(10번 같은 반론 문제는 여기에서는 조금 쉽게 출제되었지만, 수능에서는 이것보다 어렵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

요새 언어(문법) 메타가 ㄱㄴㄷㄹㅁ 써가면서 학생들 헷갈리게 하는 거 같은데, 어느 정도 따른 것 같습니다. 수능 때 그런 문제가 나오면 심호흡 한번 하고, 빨리 풀 생각 하지 말고 천천히 푸는 게 도움이 됩니다.

12번에서 a에 해당하는 사례를 물었는데, 지문에서 a에 해당하는 양상 중 두 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ㄱㄴㄷ 중 그 두 가지 중 하나에 부합하는 것을 고르면 됩니다.

14번에서 ‘있다’와 ‘못하다’가 동사 & 형용사 모두 쓰인다는 걸 몰랐다면 알고 갑시다. ‘내일까지 집에 있는다’, ‘국어를 못한다’에서는 동사고 ‘돈이 있다’,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에서는 형용사예요. 의미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13번이나 15번을 몰라서 틀렸으면 개념을 다시 채우실 필요가 있습니다.


문학

애매한 부분도 없었고, 지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사실 판단에서 선지들의 정오를 다 판단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학적 사실 판단의 핵심은 그 대상이 구체적인 맥락 안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특히 주제 관점에서 그것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가령 ‘밤’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고요하고 평온한 시간)와 부정적인 의미(어두운 시대 상황) 모두로 사용될 수 있으니까요.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27번의 4번입니다. ‘시퍼런 생기’라는 시구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는 앞뒤의 맥락을 봐야 합니다. ‘시퍼런 생기’는 ‘대장간의 낫’이 가지는 속성이고, 이것은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가 ‘반역’하는 대상이므로 긍정적인 대상일 수가 없지요. 시를 객관적으로 읽었다면 바로 틀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문제들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혹시 29번의 1번에서 ‘묘사’가 헷갈렸다면, 묘사는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그냥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묘사가 되지 않습니다.


독서

평가원 출제 시험들과 마찬가지로 지문에서 물어야 하는 것들을 적절히 물은 선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두 지문을 먼저 보겠습니다.

[16~21]

아마 이렇게 9평이나 수능 때도 서로 입장이 반대되는 지문 두 개가 같이 나오겠죠? ((가)와 (나)의 대조는 경제학에서 나름 중요한 대립항이기도 합니다.) 논증이 나올 때는 그 전제와 결론이 무엇인지, 반론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 반론을 하는지를 봐야 하는데 전제와 결론 여러 개 중 몇 개를 섞어서 거짓 선지를 만들기가 쉽습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의 주장하는 확장적 재정 정책의 첫 번째 문제점은 “총수요가 증가할 때 총공급이 늘어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였고, 두 번째 문제점은 “구축 효과가 승수 효과보다 클 경우 확장적 재정 정책은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였죠? 그런데 두 개를 섞어서 “구축 효과가 승수 효과보다 크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고 하면 거짓이 됩니다. 지문에서 키워드만 읽고 푸는 애들을 거르는 것이죠. 20번도 마찬가지로 각 견해가 지문의 어떤 논거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를 대응시키게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2~25]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지문이었습니다. 논증 방식이 재미있더라고요. 이런 지문을 읽을 때는 자기 나름의 표시를 해 가면서 뭐가 뭐 때문인지를 따라가는 게 이해하기 편할 것입니다. 마지막 문단의 첫 번째 문장(if and only if)이 필요충분조건을 얘기한다는 건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즉 ‘존재의 이유를 멈출 수 있는 것 = 필연적 존재물’이라는 뜻이죠.

24번 같은 반론 문제에서는 상대방의 전제를 부정하든지, 상대방의 전제로부터 다른 결론이 나온다는 것을 보이는 것을 고르면 됩니다. 흔히 나오는 것이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죠. 남이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까는 건 일상생활에서나 국어에서나 제대로 된 반론이 아닙니다.

25번은 두 논증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느냐를 물은 문제입니다. 이런 걸 잘 풀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대로 지문에서 논증을 구성하는 전제와 결론을 짚어 가면서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킬러 지문: [38~42]>

아마 제일 어려웠던 지문이고 41번 <보기> 문제가 제일 어렵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대상의 구성 요소가 쭉 나열되는 지문을 읽을 때는 하나하나를 눈에 띄게 체크하면서 읽는 게 문제 풀기에 편할 것입니다(예를 들어 39번의 2번). 특히 이 지문처럼 그 구성 요소가 물리적인 구성 요소일 경우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면서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38번의 5번 선지나 39번의 5번 선지는 이 글을 읽은 학생이 머릿속에서 유세포 분석기 안의 유체계, 광학계, 전자계가 서로 무슨 관련이 있고 각각이 전체 목적의 관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아는지를 물은 것입니다.

38~39번은 단순한 내용 일치 문제였으며, 대상의 구성 요소들에 주목하면서 읽었다면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40번의 1번 선지는 처음 보고 응? 했는데, 아마 출제하신 분은 내부와 표면의 대립을 염두에 두고 내신 것 같습니다.

41번은 어렵다기보다는 많이 헷갈리는 문제였죠. ‘에너지’와 ‘파장’의 반비례관계를 잘 생각하면서 특정 값의 증감이나 대소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5번 선지 같은 게 많이 헷갈리죠. 원인들 중 일부(X와 Z의 전자가 흡수하는 빛의 파장)와 결과(X와 Z의 전자가 방출하는 빛의 파장)를 주고 나머지 원인 하나(X와 Z의 전자가 소진하는 에너지)를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42번은 그냥 말 그대로 바꿔서 넣어 보면 됩니다. ‘방출’과 ‘반응’은 다르죠.


이상으로 총평을 마치겠습니다. 지문, 문제, 해설 어느 것이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댓글로 적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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