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1회차] 해설 『소유냐 존재냐』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설을 읽기 전에 문제는 풀지 않아도 좋으니 제시문을 먼저 읽고, 해설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1회차 제시문 : https://orbi.kr/00032122548
1. 선정이유와 출처
1회차 제시문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rich Fromm, To have or to be?)
책 소유냐 존재냐는 크게 1부 소유와 존재의 차이에 대한 이해, 2부 두 실존양식의 근본적 차이에 대한 분석, 3부 새로운 인간과 새로운 사회로 총 3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차경아 역)
이 중에서도 발췌된 부분은 'PART TWO ANALYZING THE FUNDAMENTAL DIFFERENCES BETWEEN THE TWO MODES OF EXISTENCE'의 'Further Aspect of Having and Being' (2부 마지막장) 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에리히 프롬이라는 이름은 익숙할텐데요. 에리히 프롬의 책 '사랑의 기술'은 이번에 표지를 새로 바꾸면서 개정판을 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는 책이기도 해요.
특히 논술 제시문이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어야 함을 생각해본다면, 윤리교과에 에리히 프롬의 사상이 실려있기 때문에 충분히 출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에리히 프롬이 책 소유냐 존재냐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바는 간단합니다.
소유적 실존양식에서 벗어나 존재적 실존양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죠.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은 끝없고 외부상황에 얽매여 있기에 평생 충족될 수 없는 삶의 상태로 만들지만, 존재라는 것은 언제나 자신에게 내재된 것이므로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긍정적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해요.
여러분들이 제시문을 읽을 때, mode란 단어를 (삶에 대한) 양식으로 해석하고 그러한 양식이 제시된 두 가지 모형에 집중한다면, 제시문이 [Having mode = 소유 양식] vs. [Being mode = 존재 양식] 갈등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눈치채셨을 거에요. 제가 이 부분을 발췌한 이유도 이러한 차이점이 명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구요.
여기서 존재 양식을 소유의 반의어인 공유로 이해하셔도 괜찮아요. 논술 답안을 어떻게 작성할 것이냐에 따라서 '소유 vs 존재'의 구조 '소유 vs 공유'의 구조 모두 가능하겠네요!
기본적으로 논술 제시문은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교가 가능한 제시문은 100% 갈등구조라고 보아도 무방해요. 다만 협소한 의미로서의 갈등이라기보다는 광의의 갈등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 제시문을 활용하여 출제가 된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1) 소유와 공유의 개념을 활용하여 제시문 가, 나, 다를 비교하시오.
이 경우라면, 어느 제시문은 소유를 긍정하고 또 다른 제시문은 공유를 긍정하거나 중의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있겠죠?
2) 제시문 가는 소유와 공유에 대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제시문 가를 기준으로 제시문 나, 다를 평가하라.
이 경우라면, 가 제시문이 긍정하는 공유에 집중하여서 두 제시문을 평가하는 답안을 작성하면 될거에요.
만들어낼 수 있는 발문의 형식과 활용도는 너무나 다양해요. 제가 앞으로 가져올 제시문들은 이렇게 몇 가지의 시나리오를 떠올려보고 그에 맞추어 발췌한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까 다음 회차부터는 여러분 스스로 어떤 식으로 다른 제시문과 관계성을 갖게 될지 추측해보는 것도 좋겠죠? 이 관계성을 추론하는 힘은 실제 시험장에서 독해해내기 어려운 제시문을 만났을 때 큰 도움을 주게 될거에요. 그러니 힘들어도 한 번 열심히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당~!
2. 빈칸의 답과 풀이
이것을 문제로 변형하느냐 마느냐의 고민이 상당했습니다만.. (안그래도 읽기 힘들텐데 괜히 지문에 대한 집중을 떨어뜨리는 건 아닐지 걱정되었습니다.) 결국에는 넣는 것을 선택했어요. 혹시나 이에 대해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주세요.
답은 ④ restricting 입니다.
수능 빈칸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는 paraphrasing(재진술)과 논리방향입니다. 이 문제도 그에 맞추어서 출제했어요.
위에서 말했지만 이 제시문의 논리구조를 단순화하면 소유부정, 공유긍정입니다.
빈칸 문항이 포함된 문단의 시작을 보면 In the being mode 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존재양식, 공유성에 대해 이 문단이 이루어져 있죠. 빈칸문장의 앞문장에는 shared enjoyment가 빈칸문장의 뒷부분에는 sharing their admiration이 이 논리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네요.
이제 빈칸 문장을 보도록 할게요.
Nothing unites people more (without their individuality) than sharing their admiration and love for a person~
사람들을 묶어주는 것은 존경과 사랑을 공유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개성을 ____하지 않고)가 삽입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빈칸에는 공유와 반대되는 말이 나와야겠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공유하지 않고 공유한다.'라는 모순적 문장이 되어버리니까요.
선지 중에 공유를 저해시키는 단어는 딱 하나 4번밖에 없습니다.
좀 더 도식적으로 설명드리자면.
공유는 좋고, 소유는 나쁩니다.
빈칸 문장은 공유, 즉 좋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괄호로 삽입된 문장에 부정어가 있으므로 나쁜 말이 들어가야합니다.
increasing, sharing, struggling, desiring 긍정
restricting 부정
그러므로 답은 4번이 됩니다.
3. 다음 회차 안내와 잡담
다음 회차 제시문은 이번 주 안으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함께 올라오는 문제는 아마도 어휘유형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사실 이게 문제로 내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있어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올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2회차 제시문부터는 텍스트를 게시글에 넣지 않고 첨부파일만 업로드됩니다. 해설은 지금과 같이 첨부파일 없이 게시글로만 올라옵니다.
내일 모평 잘 보시고 잘보면 잘 본 대로 못보면 못 본대로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열심히 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에요. 파이팅하세요. ㅎㅎ
4. 여러분의 추천과 팔로잉, 댓글은 저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쪽지가 많이 온다고 적어서 그런지 이제는 쪽지가 거의 안오네요. 궁금한 거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보셔도 괜찮습니다. 프로필에 오픈카톡링크로 연락주시면 더 빠른 답장이 가능해요. +ALONE 제시문에 한해서 무료첨삭해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ㄹㅇ임
-
투과목러들 모두 ㅎㅇㅌ
-
걍 머리가 다른거 정시는 사고력이 좋은거고 수시는 아무리 수능형이다 뭐다 해도...
-
ㅇㅇ 이거 1령식 맞지?
-
help ㅜㅜ 8
지문에 (B)부분의 첫번째 문장의 to get~ 부분부터를 서술형으로 순서배열 하는...
-
쎈이랑 고쟁이 풀고 수학내신 1받기에 충분한 수준의 개념을 가르침? 웬만해선 세젤쉬...
-
사탐, 생지, 직탐 버리고 다들 물화 오셔야할듯?? 이거 안오면 진짜 손핸데?
-
초기 수능 or 학력고사/본고사 시절 -틀-들이 요즘 수능을 만만히 보는 면도 있음
-
물론 나도 농담으로 맨날 서울대 센츄 ㅇㅈㄹ하긴 하는데 공부 처음 하는 내 친구...
-
그냥 다 포기하고 통합과학으로 가야겠다
-
화작런도 많이 보이는듯.. 언매 버리지마..ㅜ
-
개척한 곳에 있다
-
분리변표로 혼내줘라 제발…
-
작년6모랑 비교햇을때 이미… 대폭발할듯
-
풀면서 느낀게 전반적으로 좌파에 치우친 느낌이였음 내가 정치 관심 많아서 이런거만 보이나
-
학생맞음??
-
9평전까지 0
적어도 4드문해에다가 추가로 2개정도?는 풀거같은데 실모시즌은 그냥 9평치고 나서로...
-
같은 라인이면 정시가 고능아가 많음 근데 경험상 정시러들은 사회성 딸리고 조별과제,...
-
교육청에서 "진선미"가 성차별 용어라고 해서 교가 바꾼댄다 ㅋㅋㅋㅋㅋ
-
전자랜드였음
-
일주일에 영어 수업 몇시간있나요? 그리고 다들 수업 열심히 듣나요 케바케겠지만
-
생윤 사탐런ㅋㅋ 1
내신은 물화생지1, 물2생2화2 들음/사탐은 고등학교 내내 세지 하나 했는데...
-
무슨글을쓸까 14
주제추천점
-
1학기 휴학 못한거, 부모님한테 말 못한 거 그럴 수 있음. 나이가 있으니까. 근데...
-
이유는...
-
1. Cementation 주간지 1-1. 고체, 유체, 천체 각 4주씩 총 12주...
-
내신용임 수능땐 이미지 커리탈거
-
소주 한잔 권유해서 어쩔수 없이 술게임식으로 마셨는디... 허벌너게 쓰더라^^;;...
-
사탐 공부량 4
사문이랑 정법 개념양 차이가 어느정도임?? 대충 두배라고 생각하면됨?
-
유유유유유유 1
메그네에에릭
-
윤사를 선택한 화생러.. 윤사를 선택한 생지러.. 세지를 선택한 화지러.. 등...
-
덕코달달하군
-
나같은 허수들도 고12때 한번 잘본거로 센츄따니까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함 적어도...
-
매니저랑 웃참하는숏츠보고앗는데...
-
난 인증 안 해야지.. 13
올릴 수가 없는 얼굴이잖.
-
어케내림? 3
아니 인증한거 사진 내릴라는데 왜 안내려감? 이대로 박제되긴 싫은데
-
진짜 개뻘글에 쟝치태그가 달림
-
나 빼고 다 과탐 5050 고정이야 ㅅㅂ
-
2024년 6월 4주차 韓日美全 음악 차트 TOP10 2
2024년 6월 3주차 차트: https://orbi.kr/00068556041
-
등급 얼마로 예상하시나요?
-
에피는 잘 안보여서 일반화하기 좀 그뤃고 센츄랑 의뱃은 이상한 사람 좀 많은듯
-
물론 잘하는 사람은 당연히 존재할거고.. 고3 현역인데 친구들보면 얘네 모든 과목...
-
있으신 분 방법 자세히 알려주세요. 만년 3등급 입니다 수능에서
-
국어 문학 4
강민철 vs 심찬우 강민철은 새기분 거의 다 끝나감.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출 풀...
-
어케 딱 지구영어만 잘봄 ㅋㅋ 마지막공부가 이래서중요한듯
-
앱스키마 0
앱스키마 작년 독서만 들어보긴 했는데 확실히 지식 강의이고 독해력 늘리기에는 도움이...
-
드크북 하루컷 ㄱㄴ? 14
미적분 6평백분위93현역임 (미적 2930틀)
-
내년에 갑자기 2천만원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으신가요,,?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In the being mode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궁금했는데 앞부분 in the having mode와의 대치로 보면 되네요ㅋㅋㅋ 잘 보고 있어요! 해설 감사합니다~
아, 읽으셨군요! ㅎㅎ 너무 이른 시간에 올려서 풀어보신분들이 해설올린걸 못보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