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민은 19 수능 31번을 어떻게 맞췄나?
저번주부터 19 수능 떡밥
오늘은 갑자기 배경지식/19 수능 31번 떡밥이 도네요.
현장에 있었던, 당시 학생이었던(그리고 문과였던) 저는 어떻게 맞췄는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당시 오발탄 한 문제 틀려서 97점 받고, 국어 표점 146점으로 수학 조진거 메꾸고 연대 프패 받았읍니다.
1. 읽으면서 던졌던 질문
지문의 [A] 부분입니다. 그냥 어어... 반비례... 어... 그렇구나... 하면서 읽고 있었어요.
'또한 여기에서' 를 보고, 현장에서도 세모를 쳤어요.
저런 얘기가 나오면 무조건 앞의 내용으로부터 추론 가능한 내용이 나오니까요.
그런데 밑줄 친 문장을 보고 3초간 가만히 멈췄습니다.
"??? 왜 지구가 태양을 당기는 힘하고 태양이 지구를 당기는 힘이 같지?"
순간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해서 이유를 알아냈냐고요?
아니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해 못했습니다.
집 가서 다시 시험지 보니까 이해는 갔습니다만
어쨌든 현장에서는, 제 인생 첫 수능에서는 이해 못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질문을 던졌었다'는 사실입니다.
2. 배경지식(사실은, 기출 공부)
앞의 문제들을 다 풀고, 31번을 마주했습니다.
파본 검사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눈이 갔었기에, 긴장하며 <보기>를 읽었습니다.
-첫째로 든 생각
부피x밀도=질량이라는 공식을 직접적으로 주었습니다.
교육과정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문대가리 돌돌이의 입장에서는 사실 부피와 밀도, 질량의 관계를 머리에 그리려면
잘 안 될 수 있습니다(제 학생들이 그러더라구요).
그러나 저는 수능 전 2016 수능B형의 항부력 문제를 공부했었고,
독서실에서, 부피와 밀도, 질량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오랜 시간 고민해 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저처럼 기출을 '고민하면서 공부한' 친구들에게는,
또 교육과정 내의 과학을 공부한 친구들은 <보기>의 내용이 매우 상식적이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정보량이었겠지요.
반지름이 커진다는 것이 부피가 커진다는 의미이고, 따라서 밀도가 균질할 때 질량도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상식적으로 해낸 친구들은 1번 선지를 바로 제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건 EBS 연계가 아니라 기출(16수능B) 연계였다는 거죠.
-둘째로 든 생각
'별 거 없는데?'
지문 독해가 잘 되었다면, <보기>는 길기만 길지 충분히 [A]로부터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보기>가 별 내용 없다는 것을 판단하고, 30초 이내로 <보기> 독해를 마쳤습니다.
3. 복선 회수 / 기출 공부
2번 선지를 보자마자, 저는 정답으로 고르고 넘어갔습니다.
Why?
제가 [A]를 읽고, "왜 지구가 태양을 당기는 힘하고 태양이 지구를 당기는 힘이 같지?"
라고 질문을 던졌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이해는 못했어도, 질문을 던진 경험으로 인해
저의 머리에는 '지구가 태양을 당기는 힘=태양이 지구를 당기는 힘'이라는 얘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당연히, 저기서의 지구는 '지구 전체'고, 태양은 '태양 전체'입니다.
그런데 선지는 뭐죠?
'태양의 부분이 지구 전체를 당기는 힘과, 지구의 부분이 태양 전체를 당기는 힘은 같다'죠.
부분과 전체를 혼용하여 오답 선지를 구성하는 것을 저는 기출과 리트에서 여러 번 경험했었고,
바로 2번 선지를 고르고 넘어갔습니다.
일반적인 해설은
이런 공식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압니다.
저도 수업할 때는 이 설명을 먼저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설명도 저의 풀이와 상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험장에서 제가 이 공식을 시험지 옆에 쓰고 있었다면,
그런 식으로 모든 문제를 접근했다면,
당시 9평에서 30분을 남기고 100점을 맞을 수도, 수능에서 20분을 남기고 97점을 맞았을 수도 없었을 겁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저는 감으로 31번을 풀었습니다.
이 감은 어디서 형성되는거죠?
오직 기출 분석으로만 얻을 수 있는 감입니다.
기출 보세요.
기출 보면서 고민을 해보세요.
EBS 독서?
기출 분석 다 하고
EBS 운문/산문 다 공부하고
릿딧밋도 풀어보고
기출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모든 지점을 건드렸다면 그때 하세요.
근데 그런 친구 있나요? 전 못 봤고 그래서 EBS 독서 보지 말라고 합니다.
공부 방향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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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ㄱㄴ
마지막 부분 정말 공감합니다 ebs배경지식은 가장 후순위고 평가원 기출이 무조건 최우선이라 생각합니다
배경지식으로 20초컷 한 사람 여기 좋아요 ㅋㅋ
F=GMm/r^2 !
감사합니당 헤헷
이과의 31번 풀이: 뉴턴의 구각정리
ㄹㅇ ㅋㅋ
칼로릭 지문 한번만 더 올려주 실 수 있나요ㅠㅠ
문제 처음보는데 이과학생들 쉽게 풀엇을거 같넹..
당시 지문 하나가 사회, 하나가 인문, 그리고 저 지문이 [A]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인문인 복합지문이었어서... 이과 친구들을 조금 배려해 준 느낌도 있네여
갓경민
제 기억으로는 작용반작용의 기본 내용이 중1교과서에 간략하게 나오는걸로 아는데 평가원은 이걸 당연히 알아야할 배경지식으로 생각했을수도 있겠네요
. 와... 천인적강인가... 현세 사람이 19수능을 어케 20분 남기고 97?? 이건 말도 안돼
아 못 믿겠다는 의미로 쓴 게 아니라 대단하다는 것을 이렇게 오버해서 쓴겁니다
천인적강 ㅋㅋㅋㅋㅋ
항상 볼 때마다 겸손해지네요..
참고해서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이런 글 너무 좋아요
항부력, 슈퍼문같은 14~16년도 지문들 굉장히 싫어하는데 다시 봐야겠군요
11-16이 쉬워서 언급은 잘 안되는데, 막상 지문 보면 좋은거 많아요 ㅎㅎ
솔직히진짜 이해를떠나 특정표현에 질문??을 던지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특정표현은 기출을 공부하다보면 어느순간 보이더라고요 좋은글감사합니당
대박,, 글이 실전적이라서 진짜 좋아요 ㅜㅜ 감사합니다!!! 혹시 조경민 님은 독서에서 밑줄이나 기호 사용을 어느 정도로 하시나요??? 확실히 저렇게 질문 던지면서, 뒤의 내용 예측하면서 읽으면 잘 읽히는데 저는 밑줄이랑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게 넘 힘들더라구요 ㅜ... 글을 거시적으로 유기적으로 읽고 싶은데 밑줄 치는 순간 흐름이 끊기는 느낌...??
사람마다 진자 다르겟지만,, 이때까지 올려 주신 칼럼들을 넘 잘 봐서 이런 분은 어케 하시는지 궁금해요,,
비례/반비례 관계에 화살표, 중요해보이는 수식어구/조건에 괄호 정도 칩니다. 우주론 지문 읽을때 밑줄 친 부분은 위에 써 놓은 '또한 여기에서~' 문장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ㅎㅎ
릿밋딧 선별집을 사긴 했는데 어떻게 공부하는게 좋을까요?
예전에 칼로릭 지문 푸신 흔적에 < > 이런 표시가 많은데, 이건 어떤 의미인가요??
수식어구나 조건일거에요. 치고 안치고에 특별한 기준은 없는데 문제로 내기 좋아보이는 부분에 보통 칩니다
피램 개념편 다하고 피램 기출 (비문학은) 1권 3권 다 풀었고 2권은 초반까지 풀었는데 남은 기간 뭘해야하나요?? 이원준 300제 할 생각인데 기출이랑 병행해야하나요?
6평 98 9평 89? 나왔어요 성적떨어진거는 6평 이후 국어 별로 안해서..
릿딧밋이든 사설이든 기출이랑 병행하면서 해야할거에요
10개년 기출 봤는데 피램 2권을 덜해서 중간에 빈 것도 좀 있고 사설이나 리트는 하나도 안해서 이원준 300제 이제 시작하려하는데 기출은 어느정도 병행해야하나요?
비문학 기출은 남은 시간 고려했을때 17 ~20 위주로 빡세게 다시 보는게 좋을까요? 간쓸개 같은거는 안하고 피램 주간지랑 이원즌 300제 병행하려고 합니다
왜 저 문장에서 질문을 던진 건가요?
저기만 이해가 안 가서요.
그리고, ‘따라서’ ‘그러므로’ ‘또한 여기에서’ 같은 얘기가 나오면 그게 앞 문장하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평소에도 항상 질문하면서 읽어서..
질문이 31번을 푸는 데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이해했습니다.
비단 이 글 뿐만 아니라 다른 칼럼들을 읽어보아도 공통적으로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질문은 왜 해야하나요?
질문의 중요성을 이 글에서 설명하고 있다면,
이 글에서 질문의 역할이 제공하는 메리트는 단순한 우연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즉, 질문의 역할에 대한 다른 설명을 원합니다.
질문이란 앞에서 제공된 정보로 이해할 수 없을 때 던지는 것인데, 평가원은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던지는 경우에 출제하는 빈도수가 높다. 고로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출제 포인트를 예상함과 같다.
고로 31번은 이를 이용하여 풀 수 있었다.
라는 식의 연역적 설명이 궁금하네요.
공격적인 의도는 없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첫 번째 답변을 제가 잘못 한 것 같네요. 저기만 이해가 안 가서 저기만 질문을 던진건 아닙니다.
정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문장에 질문을 던지는데, 저기만 답이 안 나온거라고 말씀드리는게 나았겠네요.
“이 얘기 굳이 왜 하는거지?”
“따라서/그러므로가 나왔는데, 앞의 어디랑 이어지지?”
“ ‘그러나’가 나왔는데, 이게 왜 앞의 내용과 반대되는거지?”
등등. 공부를 할 때/문제를 풀 때 거의 모든 문장에 질문을 던집니다.
공부를 할 때는 그 질문의 답을 찾을때까지 보지만,
수능장에서는 질문을 던지기만 해도 충분했어요.
평소 누적된 공부로 인해 대부분의 질문은 스스로 바로 답할 수 있었고,
저 하나의 질문. 저런건 답을 못 내도 기억에는 남았죠.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자주 문제로 낸다고 보기는 좀 힘들 것 같네요. 안 그런 기출도 많아서요(LP지문 등). 단지 저는 거의 모든 문장을 이해하다면서 읽다보니 이해가 안 간 내용이 더 기억에 남는건 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제 독해 방법이 틀리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네요.
이해할 수 없는 정보가 출제 포인트라는 점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식의 '연역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논지였습니다. 여하튼 잘 이해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넵 사실은 음... 국어 공부에 있어서 연역적 설명을 제시하기가 좀 두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연역의 전제를 자신있게 주장하기가 힘든 것도 있구요...ㅎㅎ 제가 일부러 좀 명료하지 않은 설명을 내놓다보니까 학생분들 입장에서 답답할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리한 질문 감사했습니다 ㅎㅎ
그럼 경민님의 기출분석은 선지 어떻게 만들었나, 기출 지문 완벽이해 이건가요? 전 기출 글 짜여진 흐름만 보고 문제풀고만 넘어가는데 질문같은건안하고.. 경민님의 기출분석방법좀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한 지문을 풀면 뭘 얻어가려하시나여
교재에서 비문학 분석한 파일 몇 개 조만간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예시 없이 설명은 힘드네요 ㅠㅜ
항상 칼럼 잘 보고있습니다. 저번에 19수능 100점 관련 보고 많이 반성했어요.
국어때문에 발목을 잡혔는데, 매일 40-50문제 풀었다는 걸보고..
아.. 이래서 내가 발목잡힌거구나, 이생각 했습니다. 물론 기출 분석도 중요한데
어느정도 문제의 양도 중요하구나. 그래서 남은기간 저도 분석 + 문제 더 열심히 풀어볼게요. 감사합니다.
파이팅입니다!!
조경민 그는 신인가?
죄송하지만 국어푸실때 지문에 표시나 밑줄치면서 읽으셨나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푸시는건가요유ㅠㅠㅠㅠ
문제로 내기 좋아보이는 부분에 괄호 친다고 하셨는데 이런 건 기출분석을 하면서 자연스레 얻어지는 건가요?
대박
비문학인강들으셨나요?
제목보고 "찌거따" 세 음절있을줄..
신경민 그는 조인가?
진짜 개 레전드 저도 완전 집중해서 다시 보니까 이제 풀리네요 제 문제점은 지문 읽으면서 밑줄치고 괄호치고 표시하고 하는 게 무의식적으로 나중에 다시 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작용해서 이해를 뒤로 미루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억도 안 났고요 내일 기출 풀 때는 표시 줄이고 모든문장 이해해보려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