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지문분석법 - 지식과 독해
저는 독해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이전까지는(구 아이디:안어린왕자) 독해 처리 과정에 초점을 맞췄고 지금은 기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문을 잘 이해하려면 독해력이 좋아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식은 독해력과 별개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수능 초창기에 ‘이렇게 문제가 나오면 그걸 아는 사람은 잘 풀고 모르는 사람은 못푸는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언어 시험이 아니라 지식시험이다, 같은 방법으로 논술을 많이 알면 잘 쓸 수 있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독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보편화되지 못해서 (수능 시험에 대한 오해와 더불어) 그런 말이 나옵니다. 독해에서 추론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교평은 추론을 ‘명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부터 제시하지 않은 것을 끌어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제시하지 않았는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건 우리 마음, 즉 기억에서 옵니다. 지식이지요. 하지만 글 전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글과 ‘관련된’ 일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또 여기서 ‘관련된’ 것이란, 경제지문에서 기회비용*에 대해 읽을 때 기회비용을 들어본 적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떠올리는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말합니다. ‘아 그럼 기회비용이란 내가 얄미운 동생을 도와주라고 엄마에게 받은 용돈이 아니라 내가 그 시간에 포기한 1시간의 게임이구나’ 이런 것입니다. 지문 하나를 이해할 때 지문 전체를 이해하는 단서가 되는 약간의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특정한 선택을 하였기 때문에 포기한 나머지 선택의 가치. 기업이 투자했을 때 그 돈을 은행에 예금했다면 이자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이자가 이 기업가에게는 기회비용이 된다.
경제 지문에서 수요-공급 곡선은 이제 케케묵은 기본적인 지식입니다. 하지만 이자, 환율, 세금 등에 관한 지문을 이해할 때 수요-공급 곡선에서 수요 변동, 가격 변동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결정적인 지문이 많습니다. 이렇게 지문의 화제 자체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화제가 속한 지식영역의 기본 지식을 아는가 모르는가가 중요합니다. (저의 요즘의 관심은 쉽게 말해서 어떻게 기억해야 지문을 읽을 때 잘 활용할 수 있을까입니다)
기출문제 공부방법을 하나 제안합니다.
위에 말한 지식-기억의 역할을 기반으로 수능에서 지문에 출제되는 다양한 지문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지식’을 쌓는 것입니다. 고1, 고2, 고3 기출문제를 ‘세분화’한 내용영역별로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럼 ‘고1지문을 확실히 보면 고2, 고3 지문을 볼 때 도움이 되겠네?’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1 지문은 지식을 심도있게 다루지 않습니다. 고1 지문을 읽고 얻은 지식을 고2 지문에서 활용하는 연습을 하고 또 그것을 고3 지문 독해에 활용합니다. 이렇게 한 분야의 지식을 고1-고2-고3 지문으로 차례로 읽으면 모두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핵심 개념을 머릿속에 남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 개념이 활용이 용이한 형태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관건은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좁게’ 내용영역별로 지문을 분류하는 일입니다. 예로 자료를 만들어서 올리겠습니다. 이런 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수를 보고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으시면 시간을 내서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고2 학생들이 하교한 후에 볼 수 있도록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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