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새학기 시즌이 되면서 노트북/태블릿 추천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요, 한참 보고있다보니 갑자기 이런 게 떠올랐습니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학교 다니면서 주변사람들 노트북 손봐주는게 제 일과 중에 있었을 정도로 컴퓨터에 무지한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모자란 부분은 숨은 실력자분들이 댓글로 도와주실 거라 믿고 컴퓨터 손보면서 '아 진짜 다들 이정도만 알면 좋겠다' 싶었던 것들을 좀 써보려 합니다.
<< 주의!! 아래에 나오는 글은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을 매우매우 단순화해 전달하고 있으므로 컴퓨터 지식에 입문하기 위한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글의 내용을 학과 레포트, 스터디, 친구와의 설전, 키배 등에 인용했을 시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
1. 컴퓨터의 구조
노트북을 대개 사용하실 것이므로 노트북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노트북 안을 열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직접 뜯어볼 일은 거의 없을 테니 저기 써있는 글자들만 읽어보시고 이런게 있구나만 기억하시면 충분합니다. 이제 저기 있는 녀석들을 하나씩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컴퓨터 안에서 뭐가 뭘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겠죠
1-1. CPU
컴퓨터의 두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컴퓨터는 아주 단순화하면 2진수 계산기인데요, 그 계산(연산)을 담당하는 게 바로 여기입니다. CPU 성능이 좋으면 연산 속도가 빨라진다- 정도면 될 것 같네요. 같이 써있는 칩셋이라는 건 이것 이외에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이런저런 내장그래픽/내장 사운드카드 등등이 됩니다만 일상에서 언급될 일은 거의 없습니다.
1-2. SSD(또는 HDD)
컴퓨터에 들어있는 프로그램/파일 들이 저장되는 곳이 이곳입니다. C 드라이브라고 불리는 녀석이 이놈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군요. 얘는 저장장치입니다. 용량이 크면 좋고 비싸죠. 단가가 싸고 아직도 널리 쓰이는 건 하드디스크(HDD)인데, 이놈은 자기력을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합니다. 안에 동그란 판이 돌아가면서 데이터를 읽고 쓰기 때문에 윙- 하는 작동음이 들리고 진동도 있죠.
요새 뜨는건 SSD입니다. 이건 뭔가가 움직이지 않고 그냥 칩 안에 전자를 가두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HDD보다 빠르고 조용하죠. 대신 비쌉니다.
1-3. 메모리 (RAM)
흔히들 램이 몇 기가니 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여기 나오는 메모리가 바로 그겁니다. 1-2의 저장장치는 1-1의 CPU의 연산 능력에 비하면 형편없이 읽고 쓰는 속도가 느립니다. 그러면 이대로라면 심각한 병목현상으로 CPU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겠죠. 그 중간에서 조금 더 빠른 녀석이 자주 쓰이는 데이터를 임시로 들고 있다가 CPU가 필요로 할 때 하드에서 가져오는 것보다 빨리 전달해주면 참 좋을텐데 바로 이게 그 역할을 합니다. 역시 용량이 크면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있다 전해줄 수 있기 때문에 좋겠죠. 여기 저장되는 정보는 계속 변경됩니다. 또한 전원이 끊어지면 정보가 지워집니다.
1-4. 기타
CPU는 컴퓨터가 켜져 있는 내내 일을 해야 되는데 그것도 한두개가 아닙니다. 전자가 계속 지나가므로 빨리 뜨거워집니다. 금속은 뜨거워지면 저항이 증가하고, 이는 최악의 경우 CPU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지 않게 해야 하기 위해 팬이 있습니다. 노트북에서 뜨신 바람이 나오는 이유가 이겁니다. 간혹 컴을 쓰는데 노트북이 드래곤 브레스를 뿜을 경우 "아 내가 컴퓨터를 못살게 굴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얼마나 빡센걸 하고 있느냐와는 조금 다릅니다. CPU가 능력이 딸리는 경우에는 가벼운 작업만 해도 CPU딴에는 한계일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정말 견디지 못할 정도로 CPU가 뜨거워지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컴퓨터가 전원을 꺼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바람 나오는 구멍 어지간하면 막지 마시고 바람구멍 밑에 있는 노트북 제발 네오프렌 재질 노트북 파우치 같은거 위에 올려놓고 쓰지 마세요. 다리 뜨거운건 알겠지만 그러다 컴퓨터 새로 사야 될 지도 모릅니다. 좀 빡신 게임 노트북으로 돌리시는 분들은 노트북 쿨러를 하나 같이 장만하시면 좋습니다.(근데 쿨러가 노트북보다 더 크고 거추장스러운건 함정)
무선 모듈은 무선랜을 잡기 위해 있는 녀석입니다.
배터리는 전원용입니다. 용량이 크면 장땡이지만 그만큼 사이즈가 커질 것이고, 노트북의 대부분의 무게는 얘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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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간단하게 컴퓨터 부품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제 주변에서 하드가 몇테라니 램이 몇기가니 하는 말을 하면 대충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있을거고 설명하실 수도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다음으로는 컴퓨터 사용에 있어 교양으로 분류할만한 내용을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기초 컴퓨터 용어
2-1. 부팅
저 위에 있는 만화를 보면서 못 웃고 내려오신 분들은 이거 읽어보시면 됩니다.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눌러 운영체제가 가동는 과정을 부팅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부트스트랩핑(bootstraping)인데 줄여서 부팅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부팅은 돼? == 전원 버튼 누르면 윈도우는 켜져? 입니다. 말처럼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사용자가 보기에는 로고 좀 깜박이다 윈도우가 뜨는 정도니까 이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군요.
2-2. 브라우저
그냥 깔린 것만 쓰는 분들은 인터넷이라고 편하게 부르기도 합니다만, 정확히는 웹 브라우저라고 해야 맞습니다. 윈도우 사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e" 모양의 프로그램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라고 부릅니다. 그 이외에도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오페라 등등 많은 브라우저가 존재합니다. 종류와 버전을 확인하고 싶다면 간편하게 창 하나 켜놓고 F1 키 눌러보시면 됩니다. 도움말이 뜹니다. 아니면 맨 위 메뉴표시줄에 보면 도움말이라거나 정보라는 이름을 가진 게 있는데 거길 클릭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3. 액티브엑스
많이들 들어봐서 대충 아실겁니다. IE가 컴퓨터를 맘대로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이놈의 망할 것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팝업도 N개 뜨고 보안 프로그램도 N개 깔아야 되고 IE 아니면 어디는 아예 일이 안되기도 합니다.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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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용어를 좀 써볼까 했더니 생각보다 용어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같고 많이 쓰는게 없는 것도 같네요. 궁금하신 용어는 댓글 달아주시면 아는대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것보다 중요한 건 컴퓨터를 사용할 때 / 고장을 알릴 때의 사용자의 태도일 것 같네요.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겠습니다.
3. 컴퓨터를 대하는 자세
3-1. 이동 시
요새는 워낙에 튼튼해서 대충 들고 다녀서는 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큰 충격만 안 받으면 별 문제는 없습니다.
3-2. 사용 시
가능하면 평평한 곳에. 전원이 꺼질 것 같은데 주변에 콘센트가 없는 경우 일단 하던 일 다 멈추고 저장을 해줍니다. 대부분 자동저장을 해줘서 아주 날아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만 간혹 자동저장 간격이 애매하게 걸리면 훅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3-3. 프로그램 설치 시
제발 앞뒤 안가리고 다음다음다음다음종료 하지 마세요. 그러다 이렇게 됩니다.
https://mirror.enha.kr/wiki/%ED%88%B4%EB%B0%94 >
이런 것 뿐만 아니라 정체 불명의 프로그램들이 같이 깔려 컴퓨터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런 부가서비스(?) 들은 컴퓨터가 느려졌다고 느끼는 데 가장 큰 몫을 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귀찮더라도 설치 옵션같은거 살펴보고 기본적으로 내가 깔고자 하는 것 말고는 체크박스 다 꺼주세요. 처음에는 뭔지 모르겠지만 한 두어번만 해보면 쓸데없는 프로그램 하나도 안 깔고 청결한 컴퓨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3-4. 이상현상 발견 시
일단 모든 작업을 저장하고 종료한 뒤 컴퓨터를 재시작합니다. 이건 어떤 이상현상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대원칙입니다. 갑자기 마우스가 안된다거나 키보드가 안먹는다거나... 아무것도 안 될 경우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강제로 전원을 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재시작해보면 문제가 해결된 경우가 많습니다. 재시작으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으면 전원을 끄고 배터리와 전원 선을 분리한 뒤 약 10분 후 재결합, 컴퓨터를 켜봅니다. 위에서 말했듯 램에 있는 데이터는 휘발성이기 때문에 여기 있는 데이터가 문제의 원인일 경우 이런 식으로 간이 조치를 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별 효과가 없을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봅니다. (다른 좋은 시도를 아시는 분은 댓글 환영)
3-5. 도움을 요청할 때
맨 위 만화처럼 하면 안 도와주는게 서로에게 좋습니다.
정확히 어떤 현상이 언제부터 발생했는지, 그 현상이 발생하던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가능한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병원 가면 언제 뭐 먹고부터 배 어느쪽이 어떻게 아팠고 토는 언제 했다고 설명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질문을 받는다면 잘 모르더라도 최대한 경청하고 아는 한도 내에서는 설명을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와서 컴퓨터 안된다고 고쳐달라고 던져놓고 자기는 자기 할 일 하고 있으면 노트북 뒤로 접어서 돌려주고 싶은 기분이거든요. 도움을 줄 수는 없더라도 자기 물건에 대해 관심이 있고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해결하려는 의지와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옆에 앉아서 어깨너머로 보다보면 하나 둘씩 배우는 것도 생기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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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쓰다보니 괜히 길기만 하고 영양가 없는 글이 된 것 같네요.
내일 아침에 보면 트위터에 글 싸지른 것마냥 오글거릴까 걱정이 됩니다만....
그래도 한 분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뭐든 댓글 달아주시면 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ㄷㄷ 공대칼럼에서 보이는 글이 여기까지 진출했ㄷ
제가 공대 출신이 아닌게 함정
한성 보스몬스터 60에 SSD 추가 할 생각인데 혹시 SSD 추천해주실 만한거 있으신가요..??
그리고 윈도우7 8.1 중에 어떤게 괜찮을까요?
SSD는 삼성 아니면 인텔 추천합니다. 적당히 용량만 맞춰서 가시면 별 상관 없을 거에요.
윈도우는 둘다 상관 없을 것 같네요. 그냥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뭐 7이건 8.1이건 정품만 있으면 윈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하니 아무거나 가지고 있다가 윈10 발매되면 10으로 업글하셔도 좋구요.
아 저도 7까지 업글해준다는거 보고 고민하고있어서..ㅋㅋ 사실 그거 아니면 8.1 쓰려고 했거든요. 근데 8.1 처음쓰면 적응하기 힘든가요?? 호환문제라던가..
프로그램 호환은 거의 문제 없을 거구요, 그냥 레트로 UI에 적응하는게 힘든거죠. 시작버튼이 없는 것도 기존 윈도우 사용자들이 빡칠만한 충분한 이유고요. 윈10에서 시작버튼 부활함ㅋㅋ 근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쓰다보면 또 다 쓰더라구요
허허 게임하다가 오류 나고 사양 안맞아서 그거 좀 어떡해 해볼라다가 컴덕됨. 벤치마킹 달달외우고 하드웨어 스펙충 되버림ㅋㅋㅋㅋ
ㅇㄱㄹㅇ
공감합니다 ㅋㅋㅋㅋ 저도 한때 그랬었거든요 ㅋㅋㅋ
근데 요새는 별로 그런거 신경 안쓰고 제 목적에 맞는거 찾아댕깁니다. 요새 그래픽카드 순위는 하나도 모르겠네요 ㅎㅎ
네 저도 수능공부하면서 루리웹pc갤이나 파코즈 이런데 안들어간지 한참됬네요ㅎㅎ 필요할때 찾아서 보는 수준 덕력많이 떨어졌어요
하드웨어 스펙충은 벗어날수록 좋은듯...
한창 스펙질 할 때는 다나와같은데서 조립컴 맞추면 무조건 200만원 넘기고 그랬었는데 ㅋㅋㅋㅋ
친구들꺼 추천해달라면 일단 120~150 나오고 막....
모르는척 하고 사는게 정신건강에 제일 좋더라구요-_-a;
눈이 너무 높아지는게 문제ㅋㅋㅋ 그래도 좀만 눈 낮추면 가성비따져서 가격 맞출수있다는게 제일 메리트인듯
ㅇㅇ 몰라서 비싼거 사는거랑 알고 비싸게 사는거랑은 다르니까요
나랑 같은 시각에 올라온 고속성장님 글은 올라오자마자 조회수 폭발하고 눈도 달리던데
같이 있어서 후달리는건가 조회수 100 넘기기가 힘드네..ㅠㅠ
자러가야징
댓글 달아주시면 내일 답변해드릴게용
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체감상 ssd 128? 정도면 괜찮은건가요.. 매장가면 친절하게 답해주겠죠? (호갱 ㅠㅠㅠㅠ
뭐 엄청난거 잔뜩 넣어놓고 있을거 아니면 128이면 부족하진 않을거에요
미드나 이런거 한시즌정도는 넣고 다닐만 할겁니다 아마 ㅋㅋ
32비트랑 64비트 차이가 뭔가요??
CPU가 연산을 위해 사용하는 기본 단위가 32비트냐 64비트냐에 따른 차이에요 전자는 0~2^32-1까지의 숫자를 쓸 수 있고 후자는 0~2^64-1 까지의 숫자를 쓸 수 있구요. 연산 가능한 숫자의 범위가 크니 큰 숫자도 쪼개지 않고 빠르게 연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한데 그것보다 제일 체감하기 좋은건 컴퓨터가 다룰 수 있는 메모리의 양이 커진다는 겁니다. 32비트 컴퓨터에서는 대략 4기가바이트까지의 메모리만 인식할 수 있어요. 2^32 개의 메모리 주소를 다 세보면 4기가정도 되거든요. 반면 64비트를 쓰게 되면 이론적으로 최대 16엑사바이트까지의 메모리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좋은 CPU들은 192기가정도까지 인식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저만큼 꽂아 쓸 일은 별로 없지만요. 요즘은 워낙에 메모리 많이 먹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메모리를 많이 확보한다면 체감성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64비트 운영체제 깔고 램 8기가 이상 달아놓는걸 추천드립니다.
ㅋㅋㅋSKEHSKEH
나도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