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와 재능에 대해
또 할거 없어서 개뻘글 써봅니다 오르비 여러분들의 정시원서 합격을 기원하면서 시작하게ㅆ습니다 근데 이 핑크색 강아지?는 이름이 따로 있나요? 너무 귀여워요 카톡에도 내줬으면좋겠어오
저는 25수능에서 언매 원점수 95 백분위 98을 받았어요
Q1. 국어는 재능이 중요한가요 노력이 중요한가요?
당연 재능입니다. 근데 여기서 재능은 정말 많은 걸 포함한다고생각해요. 어렸을 때 부터의 학습 환경, 동기 + 독서 경험 + 언어적인 능력 이런걸 다 합쳐서 재능이라 하는거죠. 제가 2년동안 수능 국어를 공부하면서 느낀건데 뭐 되게 많은 독해 방법론과 방식이 수능판에서 제기되어 왔었더라구요. 근데 결국은 그냥 읽고 이해하고 푸는 게 답인 것 같았습니다.
리듬게임 하다보면 잘 하다가도 “어 내가 이거 어캐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죽거든요? 국어 독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걍 무의식적으로 읽고 뭐 어려우면 메모도 좀 하고 일케 자연스럽게 읽다가 “어 정보정리해야되는데 구조 잡아야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딴짓 하려고 하는 순간 모든 집중이 다 깨지고 글이 계속 튕기게 되는 거에요. 우리가 흔히 부르는 구조독해 이런 것들은 그냥 잘하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잠깐 생각하는 것들에 이름표를 붙여서 강의 형식으로 판매하는 거에 불과하다 생각해요.
저는 이원준과 김동욱 강의를 모두 들었어요. 둘이 가르치는 스타일이 엄청 다르죠. 흔히 김동욱은 정석적인 그읽그풀 이원준은 스키마를 필두로한 고차원적인 독해 이런 이미지잖아요. 근데 제가 둘 다 들어본 결과 둘이 하는 말이 완전 똑같아요. 메세지는 똑같은데 전달하는 채널이 다른 것이지요. 중요한 문장에 반응하고 집중해라. 관계나 비례같은게 제시되면 그냥 넘기지 말고 생각 함 해봐라. 지문의 워딩에 주목해라. 큰 흐름에서 지문을 파악해라…
결국엔 지문을 걍 무의식적으로 책 읽듯이 읽어야 하는거고 그게 잘 되면 시중의 스킬들도 아무런 학습없이 체득할 수 있는 거에요.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잘 읽을 수 있는 게 재능이고, 그 재능은 짧은 수험 기간 내에 터득하기 쉽지 않다 이 말이에요. 우리가 국어를 못하는 이유는 그저 재능이 없기 때문이에요. 스킬을 못 체화해서가 아니에요. 어떤 컨텐츠를 안 풀어서가 아니에요. 노오력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죠. 이건 인정하긴 해야 해요. 물론 절대적인 건 당연히 아니고 여지가 있습니다 Q2에서 다시 말할 거에요.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 재능은 위에 말했듯 노력 이외의 수많은 것들을 포함하는 말이에요.
Q2. 아 난 그럼 평생 국어 3등급으로 살아야하나요? 노력해도 변하는 건 없겠네요 재능이 없으니까?
두 가지의 상황에서 답변을 하고싶어요.
1) 당신이 그저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
가끔 보면, 포텐 충분하고, 머리도 좋은 듯 하고, 노력 마이 했는데, 자꾸만 잘 안 되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은 수능 국어는 1등급 충분하지만 자기자신 영역은 45등급이신 경우가 많더라구요.
자기 자신에 대해 공부해 보세요. 너무 재능으로만 매도하시지 마시구요. 수능 당일에만 안 하던 짓을 했었던지,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린다던지, 매체 문제에서라도 막히면 넘어가는 등 운영 연습이 너무 안 된게 아닌지, 의식적인 스킬에 넘어가 무의식적이고 근본적인 독해같은 것을 잊은 게 아닌지 등등이요.
혹은 태도가 좀 잘못되신 분들이 있어요. 특정 과목을 유기하시는 분들이 대표적이에요(물론 국수탐 만점 영어3등급 이런 황 분들은 당연히 빼고 말씀드리는거에요). 특히 영어를 버린 분들이런 경우가 많아요. 정시일반이 무슨 최저 맞추는 것도 아니고, 어떤 과목을 버리는 순간 마인드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거에요. 자기도 자기가 영어를 버렸다는 거를 무의식 중에 알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왠지 국수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있겠고, 혹은 다른 과목도 슬렁슬렁 하는거죠. 처음 버릴때만 쉽지 두번째부터는 쉽거든요… 예외는 곧 규칙이 됩니다.
다른 케이스도 많지만 이런 분들은 한 번 실모 엔제 치워놓고 자기 자신에 반추해 보세요. 사설 국어는 밥먹듯이 1 맞다가 수능날에만 3맞으면 너무 슬프잖아요. 본인이 수능장에서 당황했을 때 어케 해야하는지 행동강령 같은것을 세워보시는 것도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2) 정말 재능이 없음
이런 분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려요. 뭐 어쩌겠어요. 재능이 없는데… 어렸을 때 책을 많이 못 읽었는데…
급할수록 돌아가야 해요. 국어 좀 잘하는 사람들이 밥 먹듯이 하는 몰입과 집중을 지금부터라도 해 봐야 해요. 생각해보면 글 자체에 매료되어서 푹 빠지고 집중하는 경험이 이런 분들은 굉장히 적을 가능성이 높아요. 정말 웃기지만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은 해리포터 전권이 다에요. 근데 저는 정말 해리포터에 푹 빠져서 살았어요. 해리가 무장 해제 마법을 썼다 이런 한 줄만 읽어도 안경 낀 초록색 눈의 포터가 지팡이 휘둘러서 상대방 지팡이를 탁 가로채는 이런 게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아마 국어가 잘 안되시는 분은 이런 경험이 부족하실 가능성이 커요.
글 펴놓으시고, 한 문장 한 문장 심혈을 기울여서 음미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를, 노력을 해보세요. 그냥 정말 이게 다에요. 그렇게 글에 다가가고 몰입하는 거에 만약 성공하고, 그걸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면 당신이 소위 국어 기적적 상승의 주인공 이런 게 되는 거죠. 좀 답답하고… 거부감 들 수 있겠는데 정말 어쩔수가 없어요! 냉정히 말해서 어떡합니까 그럼. 우린 재능이 없잖아요… 지금이라도 능력을 개발해보려는 시도라도 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런 노력도 재능이라는 논의엔 저는 참여하진 않을게요.
번외 ) 님아 그럼 EBS는 어캄?
저는 일단 문학은 무조건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특히 시는 한 개 나오면 걍 꽁으로 안읽고 풀 수 있자나요? 저도 25수능에 배를 밀며 나와서 싱글벙글 했었네요. 산문도 수특에 나온 범위는 읽어보는게 좋아요. 근데 산문 전문은 비추천입니다. 시간 아까워요. 유씨삼대록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 찾아보고 이런 건 진짜 비추입니다. 개인적으로 ebs 문학공부는 밥 먹을때 잠깐잠깐 들여다보는게 좋다 생각해여^^
독서도 문제 풀지 말고 지문만 읽어보세요. 근데 다 읽기엔 시간없으니까 이감 중요표 이런거 참조해서 “아 이거 왜인지 나올것만같아~~~” 이런거만 읽어보세용
———
제가 24년도 교육청 평가원, 25년도 6,9,수능 다합쳐서
총 9회의 공식 국어시험에서
25 9평 2등급 1번 빼고 다 1등급 받았는데,
사설도 1컷 이상은 항상 띄웠는데,
아 국어는 노력이에요 재능 딱히 필요 없음
이 말 하기엔 너무 양심에 찔려요
저도 국어 재능이 있긴 했겠죠
근데 결국 백분위 99 100은 공식시험에선 한 번도 못 받았어요
6모때는 에이어 지문을 날려먹기도 했고요
저도 좌절 많이 했어요 아 내 재능은 여기까지인가ㅠㅠ 이럼서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어요
제가 리트쳐서 로스쿨 갈 그정도 재능은 절대절대 아니고
여기 오르비 국어황들 수준 발 끝에도 못미치죠
저도 어떻게보면 이런데선 평범한 학생1이에요
그러니 한번 가볍게 열린마음으로 읽어주셨음 해요
행복한 연말 되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옆에 지구하는데 하나정도는 가져가도 모르지않을까
-
난이도 어케되나요? 기출 4점 초반 난이도 많나요?
-
고급유가 2500원임 미쳤나 물가
-
석사 1년이라는데
-
다들 너무 행복해보인다
-
사촌누나-2002년생, 재수 본인-2005년생, 재수 사촌동생-2009년생 한사람...
-
돈이 제일 정직하고 돈이 있는곳에 최고의 인재와 기술과 인프라가 몰리게 되어있음...
-
선 벡터
-
ㅈㄱㄴ
-
공부 너무 힘들다 그냥 수시 최저 없는데 쓸까 고민중..
-
자!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기억이 나신다구요? 아뇨? 아무것도 없습니다! (위이이잉)
-
국어 주간지는 9
어지간해선 퀄리티 개구림 이감 정도는 ㄱㅊ 재종컨은 모름
-
ㅇㅇ
-
안녕하세요 이번에 수시 재수해서 이정도 결과가 나왔는데요. 성균관대 학종 전전...
-
신입생 카페.,.
-
민나니 미세테요 4
혼토와 고토상와 스고쿠 캌코인닽테 토코로오
-
. 17
3일동안 뭐하지
-
15개정 공통 시발점 완강했는데 솔직히 수학문제를 안풀고 개념에 집착해서 발전이...
-
오랜만에 외출 히히
-
중앙대 약학대학 신입생 카페 가입 안내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제 41대...
-
암기위주의 탐구?? 국어는 맨정신에도 어려워서 힘들것같고,, 수학도 쉽지 않을것...
-
한림예고 학생 4
저희 학교 수학은 매우 쉬운 편입니다. 모의고사 기출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고 교과서...
-
얼부기 6
인생 망했네
-
완전 개방되어있어서 부답스럽기도 하고 주변에 빌런있으면 집중력 깨질거같은데 교실형...
-
내신때도 모고때도 수능도
-
하.
-
면접 끝 6
그냥 평소에 무슨 생각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는 느낌 제시문 2개+ 꼬리질문 여러 개...
-
빨리 풀고 검토 돌리면 됩니다 근데도 나 22 왜 틀렸지 아.
-
기인 방에서 강퇴당함 ㄷㄷ
-
아니 나는 다른 건 모르겠는데 사랑이란 게 너무 어렵다 어떻게 해야 되나 우울현
-
한정식 1
-
24수능 국어 34번 14
이거 제가 좁밥인데요 그냥 보고 느낀건데 "두어라 자랑할 때가 있으리라" 니까...
-
분명 omr보고 가채점썼는데 성적표 받으니까 깎임 이게무슨 ㅅㅂ
-
롯데월드가고싶다 14
너무 오랫동안 안 감
-
동강대 의대 10
-
무물보 받습니다 18
본인 소개 나이 23살 남자 군필 경희대 경영 (입학 예정) 연봉 X억 (투자)...
-
면접 끝 5
이제 자야지..
-
공군간 교대생과 쌩삼수생 그리고 우리집안의 빛 예비 수시현역의대생...
-
계속 누군가가 독점중임
-
덕분에 마킹검토 3번씩이나하고도 4번을 틀림
-
머리가 이마에 딱 달라붙노
-
그래도 누군가는 대학병원 설거지 해줘야하지 않겠냐
-
과외알바를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매뉴얼&팁입니다. 미리 하나 장만해두세요~~...
-
전에 한번 그런적 있었어서 문항 검토뿐만 아니라 마킹검토도 열심히했었음 마킹검토를 생활화하자!
-
님들 만약에 여기 지거국 합격증 올라오면 무시할거임? 11
다 ㅎㄷㄷ한 인서울 명문대 합격증밖에 못봐서..
-
작년엔 실모만 시중꺼 다품
-
아오
-
전 요리
국잘러들은 대부분 어릴 때 책 많이 읽었다더라고요
그냥 그때부터 쌓아온 것들이 차이를 벌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던 것뿐이고 재능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네 사실 그게 맞습니다
저는 그냥 가정환경이나 과거 독서 경험 언어적 능력 이런거를 뭉뚱그려서 ‘재능’ 이라고 표현한 거에요 이런 것들은 우리가 노력해서 바꿀 수 없으니…
말씀하신 바에는 120%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