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윤 대비한다고 정의론을 읽어야 한다니
2025학년도 생윤 수능 문제입니다. 아래 어떤 분이 저 ㄴ 선지를 예시하면서 지금 시간도 있으니 롤스의 '정의론'을 읽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던데, 저는 그냥 심심풀이로 그런 말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쌍욕까지 날리는 거 보니 이분이 나름 진지했던 것 같네요. 이분이 만일 내년에도 수능 응시한다면 이분도 깨달아야 하고, 그리고 혹시 그분 말에 혹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글 씁니다.
ㄴ 선지는 교과 외가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평가원은 예외 없이 소거법을 사용해서 정답을 쉽게 고를 수 있게 합니다. ㄹ 선지는 기출이기도 하고 기출 아니라도 이제는 다들 아는 내용이라서 바로 제거됩니다. ㄱ은 누구나 쉽게 고를 겁니다. 그럼 ㄴ, ㄷ이 문제될 겁니다. 그런데 ㄷ도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냥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서 바로 제거가 됩니다. 최소국가만이 소유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지, 최소국가에서만 소유권 인정이 된다는 게 노직 주장은 아니거든요. 이 선지는 얼핏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주 약간의 배경지식만 있어도 바로 제거되는 선지입니다.
그렇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 있다고 칩시다. ㄷ이 쉽게 제거된다는 걸 논외로 하고 ㄴ 선지 자체만 놓고 이제 판단해야 하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이 ㄴ 선지를 고르기 위해 '정의론'을 읽어야 할까요? 그 책은 일단 분량이 상당히 많은 데다가 내용도 어려워서, 롤스를 특별히 전공한 교수가 아니면 이해도 못합니다. 교수들도 이해를 못하는데 수험생이 그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읽는다는 건 일단 말이 안 됩니다. 인강강사들도 정의론 이해 못합니다. 부분 부부만 이해하는 정도지, 전반적인 이해는 못합니다. 그럼 이해도 못할 책을 굳이 왜 수험생이 읽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정의론' 내용을 다 암기할까요? 이런 건 배경지식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첫째, 사회계약설은 '상호 신뢰'를 전제로 하는 이론입니다. 이것을 '일반적 호혜성'이라고 합니다. 서로 약속을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만 계약이 가능하죠. 물론 이 신뢰를 깨뜨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이것에 대한 처벌도 계약 내용에 집어 넣어야 하고요.
둘째, 그런데 롤스 이론도 사회계약설에 속합니다. 롤스가 말하는 '상호 원조 의무(mutual aid)'도 구성원 간 신뢰가 전제된다고 롤스는 강조합니다. 당연히 서로 신뢰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면 처음부터 사회계약은 불가능하겠죠? 서로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과 무슨 '약속'을 하겠어요?
제가 설명은 이렇게 하지만, 당장 수능 시험장에서 선지를 골라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렇게 쉽지는 않은 선지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배경지식으로 선지를 골라야 하는지, 아니면 저런 선지 하나 고르겠다고 그 두껍고 어려운 정의론을 읽어야 하는지, 판단은 쉽게 내려질 것 같네요.
담요단들이 올해 생윤, 윤사 폭망했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암기하는 공부로는 좋은 결과 얻을 수 없습니다. '정의론' 읽는다고 저런 선지 맞힌다는 보장도 없는데, 저런 선지 혹시 나올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다가 다른 과목 공부 제대로 못하는 일도 자주 봅니다.
사탐을 수능 직전에 다른 교과 공부 방해하는 역할을 하게 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생윤 오개념 가지고 우왕좌왕하다가 시간 다 허비하는 일도 자주 봤습니다. 생윤도 잘봐야 하기 때문에 생윤도 신경을 쓰는데, 이게 불안하게 되면 다른 교과 공부도 눈에 안 들어오죠. 윤리 수능 공부는 원서 읽는 거하고 아무 관계 없습니다. 아무 관계 없다는 건, 원서 읽는다고 해서 좋은 결과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죄송합니다 4
근데동뱃한분은 기만좀작작해주세요
-
안되네 역시 인체는 ㅈㄴ신비한거 같애
-
받아줘요잉
-
심심해서 괴롭다 0
ㅎㅎ
-
이거 제 앞에 있는사람만 하면 되는건가요?? 그리고 2~300명있는 과도 다 하면 되는거죠..?
-
어이가없뇨잇 7
아니몇몇은걍아싸코스프레잖아
-
편입할건데 0
내년에 22살이걸랑..? 근데 내가 올해 학은제했단말이야 근데 공부를 안함 그래서...
-
고속이랑 텔그가 비슷하게 짜고 진학사가 유달리 후함 3
이거 ㅅㅂ 텔그랑 고속으로 수렴하는 엔딩 나오나
-
공지 암만 뒤져도 추합 일정이 안나오던데 목요일부터 매일 한 번씩 홈페이지에서...
-
내가 공부못하는 동네에 살아서 그런가 다들 스토리에 올리기 싫은 대학 갔나봄
-
끊인라면vs컵라면 13
ㅇㅇ?
-
약속한 얘들 말고 다른 얘들도 좀 마주쳣는데 그래도 다들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
순서대로 제 69수능입니다 원래 수포자였다가 고2 중후반부터 수학 공부했어요 국어는...
-
난 민망해서 못 하겠던데
-
못생긴 얼굴 ㅇㅈ하겠음
-
ㅜㅜㅜㅜ
-
2-3월안에 끝낼건데 추천좀??
-
인스타에 7
뭐 게시물 올리면 무반응일가봐 잘 안올림..스토리충이 되었고
-
오르비팔로워보다적다ㅁㅌㅊ?
-
언매 기하 생윤 사문 으로 경희대 한의대 가능할까요? 백분위 보는 대학이라 생윤...
-
수학 할 맛 나겠노 내일부터 수학 본격적으로 해야지
-
노프사 + 올린거도 없어서 태그마저안하면 내가누군지모를거임...
-
숨고에올렸는데 오늘 영어회화받고싶은사라므1명요청서옴 분명히 수능영어라적어놨는데
-
현재 고2입니다. 아래는 과목별 질문이고 가장 최근 모의고사 국 수 성적...
-
Team07은 계속 달리고 있어
-
미루다가 안푼거 토벌하는 중인데 문풀3시간30분 + 계산 잘멋한거 고치기30분...
-
5칸 추불됐네 0
하...
-
어그로 죄송합니다 ㅠ 이미지쌤 풀커라 타려는데 신발끈, 중등도형 세젤쉬 수 12...
-
시대갤로놀러감ㅂㅂ
-
진학사 정시 예측 좀 볼라는데 가나다군 칸수전략 학과 추천 여러개 뭐 많던데 뭘...
-
안되는데
-
다다아ㅏ닥 사탐 제발 좋은 과목 잘 고를수있기를
-
있나요 ??? 아주대랑 비교하는 글을 봐서.. 궁금합니다
-
이기면 25점 지면 25전
-
문학 추천 0
고2모고 3-4(가끔2)뜹니다. 소설은 다 읽고 푸는데 시는 선지랑 비교하면서...
-
ㅇㅅㅇ
-
입학식 스토리는 안짜침? 오르비언의 여론이 궁금하군
-
무슨맛 날까
-
25수능 2413n 언미영생지 (지구 최저맞추느라 버렸습니다) 25.9...
-
다들 하는거 아녔음요? 아는 대학생 형 누나들은 다 하던데
-
공부안하고 검정고시로 대학간 지인이 보닌 4등급듣고 겁나 비웃는데 이거 열받는거당연히정상?
-
뭐가 더 좋을까요
-
여행까지 2달 남았는데 지금 환전하면 빠가인가여?
-
외대식 652인데 독 불 서 최초합 가능할까요?? 꼭 돼야합니다..ㅠ
-
어그로 ㅈㅅ 1. 생윤 사문 2. 정법 사문 3. 세지 사문 백분위랑 공부시간...
-
ㅇㅈ 11
아무도안하니내가시작한다
-
하
-
다군은 보통 0
다군은 보통 소신 지원하는걸 추천하나요 아니면 안정적정 지원하는걸 추천하나요
-
공대 성비 5
학교마다 다른가요 기계공학과 진짜 남초겠죠 남초과에서 여자동기들이랑 잘 어울리나요 ???
생윤 강사지만...여러분에게 정의론 읽을 바에는 차라리 다른 것 선택하라고 하겠습니다.
왠지 학교 선생일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