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어원 이야기: 언니와 형님은 같은 말...?
언니는 사실 19세기에야 등장한, 친족 어휘 중에서는 비교적 따끈따끈한 어휘인데 '언니'가 갑자기 아무 선대형 없이 19세기에 확 하고 등장하고 전국적으로 퍼지는 바람에 어원에 대해 말이 많았다.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일본어 'ani(あに, 兄)'의 차용어라는 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형님'의 유아어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전자는 갑자기 19세기에 등장했다는 점, 그리고 형태가 유사한 다른 고유어가 없다는 점에서 다른 언어에서 차용됐다는 얘기인데 20세기도 아니고 19세기에, 그것도 기초어휘 중의 기초어휘인 친족어휘가 수입됐다는 점에서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다.
일단 '언니'는 19세기에 '어니'로도 등장하기 때문에 '언니'의 '언'의 ㄴ은 첨가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즉 원래 형태는 '어니'이다. 어린이들이 ㅎ을 발음할 때 ㅎ은 주로 약화되어 무음가와 가깝게 되고 종성은 날리는 경우가 많다. '형아'를 '엉아'로 발음하는 게 대표적이다.
아빠, 엄마, 오빠, 모두 사실은 원래는 '아바', '어마', '올아바'로 쓰이던 단어였는데 유아어가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다. 그렇다면 '형님'도 유아어가 그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것 아닐까?
19세기 말에 나온 한영사전인 한영자전을 보면 '어니'가 여자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남자 사이에서도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니'라는 말이 유아어에서 점차 확산되어 쓰이다 현대에 와서 여자 사이에서만 쓰이는 말로 바뀌게 된 걸지도 모른다. (사실 더 자세하게 논의하는데 더 쓰기가 귀찮)
참고 문헌
다카요시 (2020), "‘언니’ 어원고(語源攷)", 국어학 93, 국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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