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평가원의 실수 지적하기: 2509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보기>문항
2025학년도 9월 평가원 해설 작업을 하던 중, 사소한 기열찐빠를 발견했습니다.
4~7번 지문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6문단 상단을 인용하겠습니다.(다른 부분은 이 글에서 주장하는 쟁점과 무관합니다.)
사업자는 자신에게 불리한 이용후기는 비공개하거나 삭제하기도 하는데, 합리적 이유가 없다면 이는 부당한 광고가 될 수 있다.
분명 상당히 약한 양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6번 문항의 <보기>와 ①번 선지를 보겠습니다.
① 갑이 A 상품의 품질 불량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에게 불리한 이용후기를 삭제하는 대신 비공개 처리하는 것도 부당한 광고에 해당하겠군.
'-겠군'은 상당히 강한 양상의 표현입니다. (이와 관련된 기출: 2019학년도 9월 평가원 STM 지문의 <보기>문제, 2020년 6월 평가원 끈 밀어올리기 지문의 <보기> 문제 - 둘 모두 어미를 통해 양상을 고려해야 하는 문항입니다.)
지문의 약한 양상의 서술만으로는 ①번 선지와 같이 강한 양상의 추론을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기출: 2016학년도 A형 애벌렌치 광다이오드 지문 - 평가원이 양상을 고려하지 못하고 출제오류를 낸 문항입니다.)
따라서 지문과 선지의 관계만을 엄밀하게 따지면 ①번 선지도 적절하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지문과 <보기>의 맥락을 고려한다면 다른 정답지를 충분히 찾을 수 있고, ①번 선지도 이와 비슷하게 맥락을 고려하여 '조금 찝찝하기는 한데 이정도는 허용 가능한가...?'라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불확정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맥락에 근거한 자비로운 해석이 필요한 법입니다.
게다가 워낙 쉬운 문제여서(메가스터디 언매선택자 기준 정답률이 94%이고 ①번 선지 선택자는 1%로 나오네요) 당시에도 논란이 안 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당시에는 현대시랑 수학문제들이 어그로를 끌어준 상황이었죠.)
그렇다고 해서 더 자세히, 더 깊게 고민한 학생이 불리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출제가 평가원의 실수라고 생각하며, 2025학년도 9평이 '퀄리티가 낮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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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10분동안 저거 다시 검토함..
기출 이의제기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공개된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
일상언어는 본질적으로 모호합니다. 따라서 맥락을 고려한 자비로운 해석이 필요합니다.
원래 언어이해도 형식논리학 뿐 아니라 비형식논리학도 중요합니다
근데 이건 비형식논리학을 파괴하는 행위 아닌가요
그렇게 볼 여지가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쓴 것입니다. 모의평가고, 문제가 쉬워서 다행이었죠
게다가 굳이 논리학이라는 근거가 없어도 평가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저 문단이랑 멀리 떨어진 부분에 부당한 이용후기에 대한 필요조건 하나 몰래 숨겨놓고 폭탄을 터뜨리는 민속놀이를 좋아한다는 거 생각해보면 이거 굉장히 치명적이긴 해요..
이거 지문 출처 알 수 있을까요?
자작 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