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열수] 저 정시 올인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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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에 찾아오는 양질의
'수'험칼럼
1. "저..정시 올인해야 하나요?"
여기 똑같이 고려대에 입학한 A와 B가 있다. A는 평소 모의고사에서 안정적으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희망 학과와 관련 있는 교내 및 외부 활동이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시 위주의 입시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A는 수시 6장 중 1장을 보험이란 이름 아래, 수능 시험 이후 응시하는 고려대 논술 전형에 썼고, 놀랍게도 이는 A를 입시 실패에서 건져낸 최고의 선택이 됐다. 수능 당일 A는 긴장한 탓에 평소와 비교해서 형편없이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A는 다행히도 보험 차 신청했던 논술 전형을 통해 고려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B는 고2때까지 만족스럽지 못한 내신 성적을 받았던 학생이었다. 본인의 내신과, 각종 대학의 수시 전형을 고민한 끝에 ‘정시 올인’이라는 고3 때 수능만을 바라보는 배수진 전략을 선택했다. 압도적인 공부양에 비례해 B의 모의고사 성적은 급격히 상승했다. ‘정시 올인’을 외쳤던 B였기에 수시 6장의 카드를 1장도 쓰지 않았다. 수능 당일, B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고, 그 결과 정시 모집을 통해 고려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위의 A와 B는 실제 입시 사례의 주인공들이다. A는 ‘정시 올인’의 위험성을, B는 ‘정시 올인’의 쾌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직도 매해 많은 고3학생들이 ‘정시 올인’을 외치곤 한다. 답변에 앞서, 먼저 ‘정시 올인’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자. ‘정시 올인’이란 수시 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대입을 통과하는 수단으로 오로지 11월 수능만을 활용한다는 뜻이다. 즉, 수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신 공부보다는 수능에 최적화된 공부만을 1년, 또는 2년 동안 하겠다는 의미이다. 굉장히 단순해 보인다. 다양한 전형이 난무하는 수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능 공부 딱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어, 남들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학 진학을 위한 다양한 루트가 있는 상황임에도, 특히 점점 정시 모집 인원이 줄어들고 수시 모집 인원이 확대되는 상황임에도, ‘정시 올인’을 감행해야 할까? 한 가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정시 올인이 현명한 행동인지, 단순한 도박인지, 스스로 생각해보자.
먼저 ‘정시 올인’에 반대하는 입장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수능 시험은 변수가 많다. 수능 당일 컨디션이 우리의 예상과 다를 수 있다. 당일 수능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많이 좌지우지 된다. 심지어 수능 당일, 누가 내 옆자리에 앉았느냐에 따라 시험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정시 결과가 100% 내 실력대로, 내 예상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과목별 난이도가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수능 응시 연도에 따라 성적 편차가 크게 발생한다. 즉, 시험에서 운이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고1,2 독자가 ‘정시 올인’을 외친다면, 이는 내신 공부를 하지 않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고1,2 학생들은 아직 시간이 많다. 충분히 3학년까지 내신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시에 올인 하겠다는 고1,2 독자가 있다면, 이는 학교 수업시간에, 시험기간에 공부를 덜하기 위한 자기합리화는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현행 입학사정관제도에서는 절대적인 내신 수치뿐만 아니라, 지원 학생의 내신이 상승곡선을 보였는지, 어느 과목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를 탄탄하게 한다면, 내신 수치가 조금 낮더라도, 수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섣부른 수시 포기는 입시 패망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셋째, 고3 독자가, ‘정시 올인’을 생각하고 있다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1,2 학생과 마찬가지로 고3 학생 역시 아직 해볼 만하다. 수시 학생부 전형에서 고3 내신 비중이 크다. 고1,2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 지원을 포기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본인이 원하는 대학의 수시 전형 정보를 확인해보자. 고3 내신 반영 비율이 크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내신 성적이 상승할 수 있음을 보여주자. 앞서 말했듯이, 대학은 더 이상 내신이라는 하나의 척도를 통해 학생들을 단편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아니라 학생의 발전 가능성, 성실성 등 다양한 척도를 활용해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다. 정시준비 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수시까지 생각하는가 고민하고 있는가? 고3 때는 대부분 수능 연계 교재를 통해 수업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수시 모집을 위한 내신 공부와 정시 모집을 위한 수능 공부가 별달리 구분되지 않는다. 내신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정시 대비하는 데에 효과적일 수도 있고, 정시 대비를 하는 것이 내신시험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3이라고 해서 수시 준비에 크게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정시 올인’은 분명 많은 수험생들의 고민거리이다. 복잡한 입시제도 속에서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정시 올인’ 전략 채택을 고민한다. ‘정시 올인’은 수험생이 본인의 역량을 수능 하나에만 집중해, 효율이 극대화된 공부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들쭉날쭉한 현재 수능의 난이도 상, ‘정시 올인’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위험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정리하겠다. 만약 고1, 2 학생들이 ‘정시 올인’을 운운한다면, 지금 당장 내신 시험 준비부터 시작하자. 고3 독자 역시 마찬가지다. 수시를 버리는 것이 맞는지 끝까지 고민해라. 현행 입시제도에서 ‘정시 올인’은 정말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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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10시에 찾아오는 양질의 수험칼럼, [매열수]는 도서[대한민국 수험사전]의 본문 일부를 발췌하여 일부 수정 및 인용한 수험 칼럼 시리즈입니다. 칼럼 내용의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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