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국어연구소] 상상 파이널 4회 후기 및 QnA
안녕하세요. 상상국어연구소 검토위원 Gavroche입니다.
상상 파이널 4회 후기 바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1회 후기: https://orbi.kr/00031631178
2회 후기: https://orbi.kr/00031769073
3회 후기: https://orbi.kr/00031898621
<총평>
꽤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6평보다는 훨씬 어렵고요. 언어 지문의 길이가 상당히 길고 기술, 경제 비문학 지문의 고난도 <보기> 문제가 많이 까다로웠습니다. 등급컷이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평소 점수보다 낮게 나왔어도 크게 실망하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영역별 특징>
화법과 작문
풀면서 ‘어 이거 좀 귀찮게 하네’ 싶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문이랑 문제 왔다갔다 잘 하면 됩니다. 실전 모의고사를 치고 복기하면서, 이런 파트에서 자기가 낭비한 시간 또는 시선의 이동이 있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1~3]
가볍게 풀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지문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자기 나름대로 고안을 해 봐야 합니다. 가령 1번 문제의 경우, 1) 지문을 다 읽고 선지 1~5를 판단한다 2) 지문의 문단별로 선지 1~5를 판단한다 3) 선지 1~5를 먼저 보고 지문에서 있는지 찾는다 등등의 방법이 있을 텐데, 본인이 가장 실수 없이 정확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택해서 그게 자연스러워지도록, 즉 수능 시험장에서 자동적으로 눈과 손이 그렇게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4~7]
역시 빠르게 풀고 넘어갔어야 합니다. 저는 이 지문을 보고 (가)를 읽으면서 4번을 푼다 -> (나)를 대강 읽는다 -> 5번의 선지와 (가)와 (나)를 대응시키면서 푼다 -> 6번은 선지에서 일단 오답을 거르고 나머지는 지문과 비교하면서 찾는다 -> 7번을 푼다 이런 계획을 세웠습니다. 가장 시간 낭비가 적고 실수가 적은 방법을 여러분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8~10]
9번의 2번 선지가 꽤 참신했습니다. 공공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표현했다는 것은 심사평이지 동아리의 목표가 아니며, 결정적으로 지문에 ‘앞으로 보다 다양한 분야의 빅 데이터를 분석할 것입니다’라고 하기 때문에 동아리의 목표가 공공 데이터의 분석이라는 2번은 참이 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언어
[11~12]
줄 간격부터 빡빡하네요… 지문에 들어 있는 정보의 종류도 엄청 많고요. 쫄지 말고, 일단 11번은 내용 일치 문제, 12번은 지문의 ㄱ~ㅁ에 예시를 대응시키는 문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번 문제는 읽으면서 바로 풀 수 있을 것입니다. 12번 같은 문제에서 어떤 개체가 지문의 어떤 개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지’에 유의해야 합니다. 5번 선지에서 ‘커다란’과 ‘깨뜨린’이 ㅁ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는 ‘서술성이 없는 어근과 결합’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명 ‘크다’와 ‘깨다’는 원래부터 서술성이 있으니 ㅁ의 예시가 될 수 없습니다.
추가적으로, 1번 선지는 고등학생 수준의 배경지식에서 바로 참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외딸다’라는 단어가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이렇게 자기가 아는 범위 밖의 지식을 요구하는 선지는 일단은 보류하고 다음 선지로 넘어갑시다.
13번은 전형적인 음운 변동 문제입니다.
14번은 우리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화자라면 쉽게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번은 매우 헷갈리네요. 다 그렇게 풀겠지만, 실전에서는 ㄱ부터 순서대로 대응시켜 나가면서 1~5 중 오답을 거르는 방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문학
[16~20]
특별히 어려운 문제는 없었네요. 18번의 2번에서 B에 대조가 있는 게 좀 찾기 어려웠는데, 나머지 선지들이 다 확실히 말도 안 되는 것이어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9번의 4번은 지문 그대로 읽는 게 중요합니다. ‘혼잣말같이’ 말하고 퇴장하는 것을 마주 보고 서서 맞선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31~33]
시가 엄청 기네요!! 사실 시가 줄글 같이 써 있으면 그만큼 설명이 많이 되고 있다는 뜻이니까 이해하기는 쉽습니다. 시인이나 주제 의식 모두 익숙한 것들이어서 <보기>의 도움을 받으면 지문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33번은 1~4번이 다 확실하게 맞아서 바로 답이 5번으로 나올 텐데, '오랑캐꽃'이 '돌 가마', '털 메투리'를 모를 거라고 하고 있으니 이것들이 이국적인 환경을 부각한다고 할 수는 없겠죠.
[39~41]
역시 특별히 어려운 문제는 없었습니다. 41번의 4번 선지는 그냥 읽으면 음 맞지 않나? 할 수도 있는데 ‘공포’와 ‘주체성 상실, 위축’이 정확히 같은 개념은 아니니까요. <보기>에 써 있는 말이라고 다 맞는 말이 아니라, 지문에서 근거를 찾아야 합니다.
[42~45]
이런 유형의 문학은 아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문제도 제가 느끼기로는 바로 풀리는 난이도는 아니었습니다. 고전시가는 기본적으로 해석을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능력입니다. 44번의 3번 선지는 지문을 해석을 못하면 아예 못 푸는 선지네요. (나)와 (라)의 화자는 지금 임을 못 만나고 있는데, 임을 만나기 위해 단장한 모습이라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사미인곡 같은 주요 고전 시가는 연계든 아니든 간에 대략적인 해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독서
[21~26]
지문은 긴데 제일 쉽네요. 도덕 실재론은 기출에 나왔으니 익숙한 소재일 것이고,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의 존속을 유리하게 하는 방향으로 자연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아주 낯선 개념은 아닐 것입니다. 지문의 마지막 두 문단과 23번, 24번 문제를 다시 볼 만합니다. 23번의 2번 선지는 학생이 지문을 읽으면서 ‘씨족 생활을 하던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읽어냈는지를 물은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두 문단은 진화론이 도덕 실재론을 비판하는 것인데, 둘 다 ‘도덕적 사실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나는 ‘도덕적 사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지나친 우연을 가정한다,’ 또 다른 하나는 ‘도덕적 사실의 존재는 비효율적이고 설명력이 떨어진다’입니다. 도덕적 사실의 존재와 진화론이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런 논증의 구조를 알고 있어야 24번을 정확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27~30]
지문은 전형적인 문제-해결 형식입니다. 문제-해결에서는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중요하고, 이게 결국 선지로 나오는 것이죠. 29번 문제가 그렇습니다.
27번의 5번 선지는 좀 참신하네요. 이런 글 읽을 때는 머릿속으로 물리적인 구조를 그려 보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30번은.. 완전 어렵네요! 이걸 맞히고 못 맞히고를 떠나서, 이런 종류의 문제를 풀 때의 태도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먼저, 필요 없는 정보부터 버리세요. 지름이 10μm 이상인 먼지 a는 애초에 미세 먼지 농도에 들어가지 않으니,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겠네요. 그리고, 계산은 꼭 필요할 때만 합니다. 만약 대소비교만 해도 된다면, 그것만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2번 선지에서 광산란법을 이용한 측정기에서 Y와 Z 중 어느 쪽이 농도가 높게 나타나겠냐고 물었는데 (즉, Y와 Z 중 어느 쪽의 미세 먼지 부피가 더 큰지) b와 c의 질량이 같으므로 (우연히 같겠습니까? 당연히 출제자가 의도한 거죠) Y와 Z에 들어 있는 단위 부피당 먼지 입자 수는 같습니다. 전체 개수가 같은데 부피가 큰 입자가 Y에 더 많으므로, 농도는 Y에서 더 높게 나타날 것입니다. 또 5번 선지에서도 Z가 X보다 b, c의 질량 둘 다 많으니 볼 것 없이 전체 미세 먼지의 질량은 Z가 X보다 클 것입니다. 항상 꼭 필요한 만큼의 사고만 하면 되겠습니다.
[34~38]
3문단에서 ‘현재 환율이 균형 환율보다 낮다면 ~’ 이 부분 제외하고는 음 그렇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읽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문에서 자세히 설명을 안 해준 느낌이 있는데, 일단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시되 안 되는 거 같으면 그냥 넘어가시면 됩니다. 문제에서 필요할 때 다시 돌아오구요.
37번이 아주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계산은 꼭 필요할 때만 하라고 했는데, 1번 선지에서는 구체적인 숫자와 비교를 해야 하므로 빠르게 100만/600을 해 주면 됩니다. (720이 아니라 600인 게 중요하겠죠?) 2번 선지에서는 갑의 판단이 맞다면 한 달 후의 우리나라의 물가 수준이 어떻게 되겠는지를 물었는데, <보기> 마지막에서 현재 B의 판매 가격은 각 나라의 물가 수준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하였으므로 2번 선지는 다시 말해서 한 달 후에 어느 나라에서 사는 것이 싸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추가 비용까지 붙였는데도 해외에서 사는 게 이득이라면 우리나라의 물가 수준이 더 높은 거죠. 정답 선지인 4번이 판단하기가 빡센데, 갑이 예상한 환율의 움직임과 장기적인 환율 추세(균형 환율로 수렴)가 다르다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어려운 선지일수록 문장을 쪼개 보면서 알 수 있는 것부터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상으로 총평을 마치겠습니다. 해당 회차에 대한 질문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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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정이 되나요?
의지를 드러낸 거 같은데
~라면 의 어조도 아니고 ~겠다인데 가정이 성립하나요
꼭 논리학 용어로서만 가정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습니다.
사전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거나 또는 사실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임시로 인정함.'이라는 뜻인데, 밤을 베겠다 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마치 가능한 것으로 가정한 것이지요.
그럼 평가원에서도 이런 워딩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갑자기 막 헷갈리네요 ㅠㅠ
네 별 문제 없는거같아요
한 단어에 꽂혀서 너무 깊게 생각하시는 듯한데, 한참 있다가 다시 보면 괜찮아질거 같네요 ㅎㅎ
답변 감사합니다